승객 300여 명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객차 연결부분에 이상이 발생한 채 달려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13일 오후 5시 7분쯤 서울역을 오후 3시 출발한 부산행 149호 KTX 열차가 청도역을 지나 청도읍 거연리 신거교 경부선을 달리던 중 7호와 8호 객차를 연결하는 충격완화용 쇠파이프(덴퍼) 2개 가운데 아래쪽 1개가 끊어졌다. 그러나 열차는 계속 달렸고 이 바람에 끊어진 파이프가 레일 위 자갈과 부딪쳐 자갈이 튀고 국도변까지 날아갔다.
이 사고로 선로 옆에서 모내기를 하던 예모(45·청도읍 신도리), 손모(66·청도읍 유호리 ) 씨가 전신 타박상과 손가락 타박상을 입는 부상을 당했고, 국도를 지나던 승용차와 1t 화물차 등 2대가 앞유리창과 차체 파손 등 피해를 입었다.
또 끊어진 쇠파이프에 부딪힌 자갈이 객차 유리창을 때렸고 다른 열차 부품에도 부딪쳐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연기가 피어올라, 일부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열차를 세워달라."고 고함을 지르기까지 했다.
KTX는 승객들의 비상연락을 받은 후 10분쯤 뒤에야 경남 밀양 상동역에서 멈춰섰고, 놀란 승객들은 탈출하듯 역 승강장으로 빠져나와 열차 승무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사고 열차에 탔던 한 승객은 "쇠와 자갈이 부딪치는 금속성 굉음이 울리고 연기까지 피어올랐는데도 KTX가 계속 달려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장이 발생한 장치는 차량을 연결해 주는 부품이 아니라 차량 사이에 설치해 승차감을 좋게 해 주는 충격완충장치여서 고장이 나더라도 열차의 안전운행이나 승객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니다."며 "정비불량, 부품결함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최고운행속도는 300㎞/h이지만 사고가 난 구간은 동대구~부산 사이의 기존선 구간으로 140㎞로 저속 운행 중이어서 열차 안전운행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탑승객들은 후속 151호 KTX로 갈아탄 뒤 정시보다 47분 늦은 오후 6시 27분쯤 부산역에 도착했으며, 지연에 따른 환불조치를 받았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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