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홍준표 의원도 13일 8월 경선출마를 공식선언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홍준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한국 개조론'을 제기하며 이 전 시장의 '대세론'과 박 전 대표의 '대망론'에 맞서 '대안론'을 제기했다. 이 전 시장은 검증할 것이 많고 박 전 대표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아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없는 상황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후보 덕분에 정책토론회가 재미있다는 반응이 있다. TV토론에 만족하나?
▶토론회에 대한 여론조사는 토론을 잘하고 못하고 간에 지지하는 후보가 토론을 잘했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지지율보다 토론 잘했다는 응답이 5배 높다. 특이한 경우다. 13%가 토론 잘했다고 하는 걸 보면 조만간 지지율도 10%는 넘을 모양이다.(웃음)
-다소 늦게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는데 이유는?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정책방향과 지향 노선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5개월 넘게 고민했다. 일찍 출마 선언을 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내실을 다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국정 전반에 걸쳐 검토해 봤다. 2002년 대선에서도 당 정책 1본부장을 하며 국가 청사진을 마련한 경험도 있다.
-왜 대통령이 되려 하나?
▶시대정신이 '민주화'에서 '통일'로 옮겨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1인당 GNP 5만 달러 이상의 나라가 되지 않은 채 통일하면 남북한 모두 급격한 혼란을 겪게 된다. 부자 나라, 부자 국민을 만들어야 통일이 가능하다. 그러려면 한국의 개조가 필요하다. 정치·경제·사회·문화·대북 관계의 틀을 바꿔야 한다. 대미 관계도 종속 일변도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도록 준비하는 것이 다음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보고 그 일을 위해 경선에 뛰어들었다.
-한국개조론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국은 그동안 사회기강과 국가기강이 무너졌다. 대통령이 깽판치는 판에 국민들이 따라가겠는가. 1987년 국민소득 1만 달러이던 아일랜드가 무파업의 나라로 만든 지 20년 만에 국민소득 4만 2천 달러의 세계 11위 부자나라가 됐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나라이다. 5년 단임 대통령 선거제는 권력독식 구조라 문제가 있다. 프랑스처럼 대통령과 상관 없이 의회 다수당이 총리가 되는 권력공존의 구조로 가야 한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성장제일주의도 잘못이다. 지분이 3~4%인 재벌 총수가 황제식으로 군림해서야 되겠느냐. 성장을 위해 재벌을 옹호하면 사회 양극화가 심화된다. 중소기업이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재벌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범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재벌이 명품 아울렛을 만들었다. 전국의 명품점이 모두 망할 지경이다. 재벌이 유통업에 뛰어들어 재래시장을 다 죽이고, 심지어 식당까지 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중요하다. 2차 대전 때 영국 귀족 자제의 45%가 죽었다. 그래서 영국은 귀족을 욕하지 않는다. 6·25 때 한국 부유층 자녀는 몇 명이나 죽었을지 궁금하다. 지도층이 군대에 가지 않고, 투기나 하고, 사생활이 지저분하면 국민이 따르지 않는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장단점은?
▶이 전 시장은 추진력, 박 전 대표는 절제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검증당할 게 많고, 박 전 대표는 시대정신이 아니다. 이 전 시장은 지지율 부침이 심하고, 박 전 대표는 지지율이 변함이 없는 것이 그런 이유다. 단점을 극복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장단점은?
▶나는 '일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후보다.(큰웃음). 단점은 보기와 다르게 감상적인 편이다. 저격수라는 표현은 나에게 맞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 때 권력형 비리 저격수 역할은 자처했다. 검찰총장이 2명이나 구속될 정도로 혼탁했지만 사정기관이 제 역할을 못해 야당이 권력을 감시할 수밖에 없었다.
-경남 출신으로 대구에서 고교를 나왔는데 대구·경북에 대해 고민해봤나?
▶72년 단돈 1만 4천 원을 들고 열차로 추풍령을 넘었다. 정계에서 은퇴하면 대구에서 살면서 친구와 경산서 골프도 치고 노래방에 가서 놀고 싶다. 대구는 내륙이라 첨단기술로 발전해야 한다. 구미 전자공업, 포항 철강산업과 함께 발전할 첨단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해법이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 홍준표 의원 프로필
▷생년월일 : 1954년 12월 05월 ▷출생지·본관 : 경남 창녕, 남양 ▷키·몸무게 : 169cm, 62kg ▷거주지 :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학력 : 영남고등학교,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고려대 언론대학원 수료 ▷병역 : 육군 일병 소집해제(14개월 만기) ▷가족관계 : 부인 이순삼과 2남 ▷주요경력 : 청주지검 검사(1985~87),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1992~95), 한나라당 총재특보(2001), 한나라당 혁신위원장(2005), 국회 환경노동위원장(2006~현재), 15·16·17대 국회의원(1996~현재) ▷종교 : 기독교 ▷재산신고액 : 19억 2천721만 원 ▷저서 : '홍검사 당신 지금 실수하는 거요', '이 시대는 그렇게 흘러가는가', '나 돌아가고 싶다' 등 ▷한 달 생활비 : 400만 원 ▷취미·특기 : 바둑 ▷주량·흡연 : 맥주1병, 비흡연 ▷건강관리법 : 등산, 헬스 ▷애창곡 : 추풍령(배호) ▷존경인물 : 백범 김구 선생 ▷별명 : 무계(無階) ▷좌우명 : 유수불쟁선(流水不爭先·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 ▷성격 : 솔직 ▷보물1호 : 두 아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