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빚더미 1위 불명예 탈출?

대구시 지방채 규모가 지난해 소폭 줄어들어 전국에서 가장 빚이 많은 도시라는 불명예는 벗었지만, 여전히 전국 최대 규모의 지방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시 부채 꼴찌 탈출 사유가 시가 지고 있던 빚을 산하 기관에 이관한 수준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빛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윤건영(비례대표) 의원이 최근 재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대구시 지방채 발행 현황은 2조 3천529억 원에 달해 경기도(3조 434억 원)를 제외하고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2006년 말 무려 6천184억 원이 줄어 총 지방채 규모는 1조 7천345억 원으로 경기(3조 1천786억 원), 부산(2조 372억 원)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대구시 지방채가 갑자기 6천억 원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천여억 원의 부채가 감소된 이유가 대구시가 갖고 있던 지하철부채를 대구지하철공사 측에 넘긴 것이어서 대구시 전체로 볼 때 부채감소 효과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지난해 지하철 공사 비용 등 6천여억 원의 빚을 대구지하철공사 측에 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대구시의 부채는 지하철 공사·운영비 때문에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4년의 경우 지하철 관련부채는 대구시 전체 채무 2조 3천663억 원 가운데 무려 절반(45.6%)을 차지했다.

윤 의원은 "대구시가 자생력을 얻기 위해서는 차기 동력산업 구축도 중요하지만 부채 문제부터 시급히 털어내 빚더미 때문에 시가 추진하고 있는 다른 사업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재정환경을 바꿔야 한다."며 "특히 정부에서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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