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이힐과 여성건강

여름의 초입. 거리엔 짧은 치마에 하이힐의 여성들이 활보하고 있다. 하이힐을 신으면 발목과 발등이 드러나면서 다리가 길고 날씬하게 보일 뿐 아니라 앞으로 쏠리는 무게중심을 잡기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게 됨에 따라 자연히 S라인이 돋보이게 된다. 많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힐은 몸매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대신 전신 근육과 척추, 관절에 무리를 준다.

◆하이힐은 종아리를 날씬하게 한다?=잘못된 속설이다. 일시적인 종아리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날씬하게 보일 수 있지만 오랫동안 하이힐을 신고 활동하면 높은 굽이 근육의 피로와 부종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육이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 번 생긴 부종이 잘 빠지지 않아 종아리는 더 굵어질 수 있다. 또 발목 부근 아킬레스건과 근육의 결합조직을 긴장시켜 발목도 함께 굵어진다.

◆만성요통과 척추질환을 부른다=높은 굽은 몸의 중심을 지면에서 멀어지게 만들어 결국은 자세 불안정을 가져온다. 이는 지면에서 올라간 높이만큼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무의식적으로 균형을 잡기위해 척추가 과도하게 앞으로 구부러지고 이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면 허리 전체를 약화시켜 만성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 찾아오지만 계속된 하이힐 착용은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켜 목, 어깨, 허리, 다리 등에 통증을 일으키고 쉽게 피곤하게 만든다.

특히 무릎관절에 많은 부담을 줘 일어설 때 아프거나 시린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하이힐의 무리한 착용으로 인해 무릎연골의 막이 닳고 물러지면서 뼈에 영향을 미치는 '연골 연화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엄지발가락과 뇌에도 영향을=앞부분이 좁은 하이힐은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돌아가는 '무지 외반증'과 같은 변형을 초래한다. 볼이 좁은 신발은 발을 심하게 조여 혈액순환을 방해하며 때때로 발톱이 발가락 사이를 파고들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여름철 이런 염증은 쉽게 곪아 발톱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불안정한 걸음걸이는 보행시의 충격을 척추에서 제대로 흡수를 하지 못함으로써 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오랫동안 하이힐을 신고 걸은 뒤에 두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은 하이힐이 그 원인일 수 있다.

◇ 하이힐 제대로 신기

하이힐을 신어야 하는 경우에는 굽이 넓적하며 가벼우면서 부드러운 재질로 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신었을 때도 발가락 전체가 눌리지 않으면서 잘 움직일 수 있어야 좋다.

일주일에 착용횟수를 3,4회로 제한하며 한 번 착용에 6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착용 후에는 전신을 풀어줄 수 있는 이완운동도 중요하다. 척추 전반에 걸친 스트레칭과 발목, 종아리 마사지를 하며 잘 때는 낮은 베게나 쿠션을 이용해 발을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것도 날씬한 다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도움말·우리정형외과병원 배준호 원장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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