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건설사들이 (주)신일의 부도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일이 역외 건설업체지만 대구·경북 지역을 주무대로 아파트 공급을 해 온데다 주택 시장 경기가 얼어붙어 있어 지역 부동산 시장 및 지역 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큰 때문이다.
특히 지역 건설사들은 IMF 이후 줄도산 사태를 맞았다가 상당수 업체들이 2, 3년 전부터 경영 정상화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신일 부도'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지역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대다수 업체가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신규 분양에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시 긴장하고 있다."면서 "지역 건설사들은 경영 상태가 탄탄하고 이미 부도라는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어 보수적인 경영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경영 상태가 대부분 건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중반에 전국 주택 공급 실적 1위를 기록했던 청구를 비롯, 우방과 보성 등 전국적인 명성을 날리던 지역 건설사들은 IMF 이후 줄도산 사태를 맞으면서 대구 지역 1군 지정 주택 건설업체 7개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은행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파산 처리된 보성을 빼고는 2005년 우방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청구와 동서개발이 법정관리를 졸업했으며, 뒤늦게 부도가 났던 영남건설도 지난해 하반기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등 모든 업체가 회생에 성공했다.
한편, 주택 시장 경기가 최악을 걷고 있지만 지역 건설사들의 경영 상태는 대부분 안정적인 상태다.
지난 2003년 이후 역외 업체들이 고가 주상복합과 중대형 평형 위주의 단지 등으로 무리한 시장 공략에 나선 반면 지역 건설사들은 중소형 아파트 위주의 분양 정책과 BTL(임대형 민자사업) 및 관급 사업 등에 적극 진출, 전체 사업 규모 중 아파트 비율을 적정선에서 유지해온 때문이다.
지역 건설사의 한 임원은 "신일 등 일부 중견 주택업체들의 공격적인 경영 형태는 90년대 중·후반 지역 주택업체들의 행보와 거의 흡사하다."며 "지역 건설사들은 무리한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어 주택 시장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경영 안정성에서 문제가 있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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