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의 한 청소년수련원. 130명 수용 규모인 이 수련원은 지난달 대구식품의약품안전청의 위생 점검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돼지불고기와 멸치액젓이 발견됐다. 각각 2006년 11월과 3월까지만 유통할 수 있는 제품인 것. 식약청 관계자는 "이 수련원은 2000년 9월부터 음식물을 조리, 판매해 왔으면서도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명백한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경주시 한 청소년수련원의 집단 급식소는 식품위생법의 '위생적 취급 기준'을 위반했다. 식품 창고 곳곳에 오폐물이 굴러다녔고, 천장엔 곰팡이까지 피었다. 덮개 시설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언제든 급식 사고가 발생할 위험에 노출돼 있었던 것.
여름 방학을 앞두고 대구·경북 청소년수련원의 식품 위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수련원들의 급식 시설 및 식재료 관리가 '불량'해 면역력이 약한 청소년들의 식품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 전국 173곳의 청소년수련원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지난달 위생 점검에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수련시설은 모두 41곳으로, 이 가운데는 경주 3곳, 경산, 구미, 안동, 영천, 영양 각 1곳 등 경북에서 8곳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속된 경북의 수련원 중에는 '보존식' 보관기준을 위반한 곳(4건)이 가장 많았다. '보존식'이란 역학조사를 위해 남겨 두는 음식으로 경주 2곳과 경산 1곳은 아예 보존식이 없었고, 영천 1곳은 5℃ 이하 기준을 위반한 10℃로 보관하고 있었다.
또 구미 1곳은 유통기한이 지난 어묵을 조리용으로 보관한데다 조리원의 건강진단을 하지 않았고, 영양 1곳은 수질검사 때 부적합 판정을 받은 지하수를 여전히 음식 조리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식약청은 방학 같은 특정 시기에 비정기적으로 운영되는 수련원 특성 때문에 위생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정 기간 사용이 전혀 없다가 갑자기 급식이 이루어지다 보니 식중독 위험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대구식약청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들에게 수련원에 대한 고발,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을 요구했다."며 "청소년수련시설을 이용하는 학교에 대해서도 사전 위생 점검을 지자체에 요청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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