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리 음악 음반 하나도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삶속의 우리 문화로서 음악은 소수의 전공자들만 하는 문화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공연장도 음반도 그들만의 몫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문화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가까이 있는 것이다. 즉 우리의 삶 그 자체이다. 이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삶을 살면서 느끼고 좋아하며 때론 싫어하는 그런 모습이 우리의 문화다.
'미녀는 괴로워'의 영화를 보면서 한때 우리 문화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었다. 본래 태어나 갖고 있던 얼굴에서 새로운 얼굴로의 탈바꿈, 성형을 통한 미인 만들기처럼 우리는 본래의 자기 얼굴을 잃어간다. 또한 잃기를 희망한다.
상상해 보라! 성형을 통해 미인들만 가득한 세상을. 그것은 너무나 매력적이기도 하고 끔찍하다. 아마 그때쯤엔 원래의 얼굴을 가진 이들이 미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소수 민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미인의 기준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성형미인에서 알 수 있듯 우리 문화도 우리의 모습을 지켜야 한다. 퓨전 음악, 월드 음악, 쉽게 다가 설 수 있는 음악 등 새로운 시도로서의 음악도 본 얼굴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즉 우리의 얼굴 모습을 지닌. 우리 것에 바탕을 둔 우리 음악이어야 한다.
퓨전 음악, 월드 음악,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음악 등의 우리 음악은 국악을 전공하는 소수 전문가가 듣고 즐기기를 희망하기보다는 많은 대중들이 듣고 즐기기를 희망한다. 그간의 우리 음악이 지닌 '고리타분함'을 벗어던지고 새롭고 세련되며 현대적 감각을 갖춘 우리 음악으로 대중을 만나야 한다. 그로 인해 많은 대중들이 우리 음악을 새롭게 느끼고 즐거워하며 '우리 음악도 이렇게 좋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그 역할이 참으로 크다.
그러나 성형 미인의 경우처럼 자신의 얼굴을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대중성을 추구하다 우리 음악의 본래 모습, 그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음악의 본래의 모습을 늘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접근하여 우리 음악의 본모습을 볼 수 있는 가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우리 음악을 즐겨 듣도록 하기 위해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쉬운 음악이 우리 빛깔을 잃어버린다면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도 우리의 것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근래에 자주 이야기한 생활음악도 우리 것, 우리 음악의 본래 모습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즉 우리 음악을 바탕에 두고 서양음악을 흡수하여야 새로운 우리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신표(대구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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