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술개발·판로개척 역할분담하니 여러 기업 '윈-윈'

세계 초일류 기술을 개발한 업체와 기관들이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 개발 기득권을 버리고 사업화 역량을 갖춘 기업과 역할분담을 통해 상생을 모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003년 (주)아이씨엔지, 계명대 의대, 대구가톨릭의대는 세계 최초로 '폐암유전자 조기진단키트'(이하 폐암진단키트)를 개발했다.

R&D기업 아이씨엔지 등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에 특허를 받고 일본 EU 등 6개국에 국제특허 출원 중이지만 사업화에는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폐암진단키트는 객담에 섞여 나오는 암세포로부터 mRNA를 검출해 조기에 폐암을 간편하게 진단하는 기술로 CT촬영과 같은 검사방법과 비교해 비용이 10% 선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연구성과로 인정을 받았지만 판로개척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들 기관은 최근 대구테크노파크 기술이전센터의 중개로 폐암진단시약 전문업체인 (주)대용과 '기술이전 및 특허기술 통상실시권 계약'을 체결, 시장에 본격 진입할 계기를 잡았다. 대용은 향후 3년간 기술이전을 받고 독점적 판매권을 갖는 대가로 매년 일정액의 기술이전대금을 지불하는 한편 판매수익의 일부를 기술제공자에게 로열티로 지불하는 조건이다. 이후 7개 병원에서 진단시약을 사용하고 있고 연말에는 삼성의료원을 비롯한 전국 대형병원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지역의 박모 발명가는 산소발생장치와 관련한 특허기술을 금강화학약품(주)에 이전,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강화학약품은 이후 대구시에서 추진하는 '차세대선도산업 기술연구개발사업'과제로 채택시켜 기술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소방·방재 현장에서 적합한 제품으로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썸원커뮤니케이션은 '데이터 입력장치 및 데이터 입력방법'기술을 개발, 미국 (주)팩스인트라를 포함한 3개 기업에 기술이전을 해주고 기술료로 관련 매출수익의 5%를 받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곽영길 부단장은 "기술개발과 의욕만으로는 시장을 잡기 어렵다."며 "특화기술 일수록 사업화 역량이 있는 기업에 과감히 이전해야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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