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상반기 대구 부동산 경기 '전국 최고 침체'

올 상반기 대구 부동산 시장이 전국에서 가장 침체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주요 대도시 중 매매 가격 하락폭이 최고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세 가격 또한 유일하게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지역이 최근 몇 년간 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을 뿐 아니라 분양 및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이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속되는 가격 하락세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3%로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대구는 매매 가격 변동률이 -1.15%로 전국 7개 대도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대도시 중 하락세를 보인 곳은 대구와 대전(-1.14%)이 유일하며 울산(4.06%)과 광주(1.05%)를 비롯 나머지 도시는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대구 지역은 지난해 여름철 이후부터 매매 거래가 줄어들면서 시장 기반이 약해지기 시작했다."며 "특히 지난해부터 입주 물량이 증가한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의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6%로 약보합세를, 지난 2005년에는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구·군별 매매 가격을 보면 혁신도시 영향을 받은 동구 지역만 유일하게 0.1%로 약보합세를 기록한 반면 월배 지역에서 본격 입주가 시작된 달서구가 -2.6% 가장 높은 하락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수성구와 북구, 남구 등 타 구, 군은 -0.5~-0.6% 사이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또 대구 지역 아파트 평당 매매 가격은 501만 원으로 서울 지역(1천732만 원)의 29% 수준에 그쳤으며 지방 대도시 중에서는 인천(653만 원), 대전(516만 원)보다는 낮고 울산(498만 원)과 부산(467만 원)에 비해서는 조금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전세가격은 유일한 하락세

대구 지역 부동산 시장의 상대적인 어려움은 전세 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개월간 전세 가격 변동률이 -1.5%로 전국 대도시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나타낸 탓이다.

같은 기간 인천은 5.04%, 울산과 서울, 광주 지역 등은 모두 2%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가장 침체된 지역으로 꼽혀온 부산 지역도 1.44%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평당 전세 가격은 318만 원으로 서울 지역의 55%로 매매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울산(340만 원) 다음으로 지방 대도시 중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 같은 시장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 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여름철 비수기에 접어드는데다 지난 봄철 이후 입주 물량까지 증가하고 있어 여름철까지는 시장 상황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을철에는 대선을 앞두고 매수 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고 정부가 지방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이 현 상황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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