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으뜸농장] (30.끝)경주 금가네자연농원

▲ 금가네 자연농원 금삼호 씨가 배 과수원에서 배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 금가네 자연농원 금삼호 씨가 배 과수원에서 배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10년 전 경주 안강읍 검단2리로 귀향해 친환경농업으로 1만 1천300평의 '금가네 자연농원'을 일군 금삼호(40) 씨와 서울새댁 신은주(33) 씨.

벼 6천 평, 배 4천500평, 토마토 800평을 재배하고,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낙과 배 등은 즙으로 만들어 판매하며, 한우와 사슴도 사육하고 있다. 친환경농업과 복합영농을 고집하는 것인데, 자연과 사람에게 모두 좋고 농한기 없이 일을 해 일정한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 자신이 농약과 비료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았어요. 농약을 치고 나면 피부에 반점이나 알레르기가 나고, 3일 정도는 기침을 하는 등 고생을 해요. 우선 내 몸이 안 받고 싫어하니까 자연스럽게 친환경 쪽으로 농사를 짓게 됐답니다." 금 씨는 특히 친환경농법에 열심이다.

배 과수원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초생재배를 한다. 경사진 배 밭에 3년 전까지만 해도 호밀을 심었으나 질소성분이 많아지는 등 토양의 균형이 무너지자 호밀 대신 밭에서 나는 잡초들을 그대로 키운다. 풀이 웃자라면 적당한 크기로 베어줄 뿐이다. 풀이 자라면 땅에 많은 미생물들이 자라고 배양돼 자연스레 유기물이 많아지니 배에도 여러모로 좋다는 것. 지나친 밭갈이나 잡초를 깨끗이 제거하는 청경재배는 토양 침식, 영양분 유실, 토양 산성화 등의 단점이 있다고 금 씨는 보고 있다.

화학비료도 거의 안 친다. 질소질이 많으면 병해충이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신에 좋은 품질의 완숙퇴비를 사용해 땅이 살아 숨쉬게 한다.

그는 눈 솎기 작업도 철저히 한다. 꽃눈 한 개에서 9개 정도의 꽃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가장 튼실한 3~5번 사이의 꽃을 수정하기 위해서이다. 꽃피기 직전에는 칡꽃, 막걸리, 흙설탕, 미나리에 광합성균과 홍균 등을 섞어 만든 자가 액비를 친다. 서리 피해 등을 줄일 수 있음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퇴비는 필요 이상 시비하지 않고 생육상태에 따라 양을 조절한다. 또 천연미네랄 성분이 많은 바닷물을 길어와 사용한다. 칼슘 흡수를 잘하도록 재도 사용한다.

그는 이 같은 친환경농업을 우직스럽게 고집해 2002년 4월 저농약 품질인증을 받았다.

판로는 인터넷 거래가 주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연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 단골들이 배 생산량(연간 15㎏짜리 1천여 상자)의 90% 정도를 인터넷으로 구입해간다. 가격은 상자당 타 농가보다 1만 원 이상 더 받지만 그래도 없어 못 파는 실정이다. 5년 전부터는 배 작목회원들과 함께 가공공장을 만들어 낙과나 상처가 난 배로 즙을 만들어 연간 1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3년 전부터는 수막 재배 토마토 농사를 시작했다. 겨울 농한기에도 일해 농업소득을 더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판매 후 사후 관리도 철저히 한다. 부산에서 배를 인터넷으로 구입한 소비자가 배달된 배 중 한 상자가 택배과정에서 이상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단숨에 부산까지 달려가 배를 교환해 줄 정도다. 이 소비자는 상품에 감동을 했고 사후 관리에 감격해 영원한 금가네 자연농원 단골이 됐다.

이 사건(?)은 금가네 자연농원이 농사짓는 철학과 신념을 상징한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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