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기존 소매점 6곳에 초대형 쇼핑몰 8월 개점

살아나던 재래시장 다시 '침체' 우려

올 여름 포항 소비시장에 초대형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시외버스터미널 옆에 공사 중인 대규모 복합쇼핑몰 '밸류플러스' 개점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곳이 문을 열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기업 및 해당 상인들의 오랜 노력 끝에 최근 다소 회생 기미를 보이는 죽도시장이나 중앙상가 등 재래시장은 다시 침체될 것은 물론 경주 영덕 등 동해안 지역의 기존 상권 전체가 초비상 상황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도 많다.

◆밸류플러스 8월 개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밸류플러스는 지하 4층, 지상 8층, 연면적 2만 1천800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쇼핑몰이다. 1층 패션잡화 아울렛을 비롯해 2·3층은 대형소매점 홈에버, 4·5층은 패션아울렛 매장, 6층은 식당가와 병의원, 7·8층은 영화관이다. 동시 800여 대 주차가 가능하다.

좋은 위치, 원스톱 쇼핑과 편리한 주차 시설을 구비했는데 이 점이 바로 기존 상가에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한다.

◆대형소매점 춘추전국시대

홈에버가 영업을 시작하면 이곳을 기준으로 반경 3㎞ 이내에 대형소매점만 모두 7곳이 된다. 홈플러스, 이마트 인덕·이동점, 동아마트, 롯데마트, 탑마트가 모두 어깨를 맞대고 있어 편의시설 등이 떨어지는 재래시장은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또 최근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장성, 두호, 창포동 등 북구지역 주민들도 인근 지역에 대형소매점 유치 움직임을 보여 재래시장 상인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고민 많은 포항시

포항시는 지난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겨우 회생 기미를 보이는 죽도시장 경기가 한 방에 갈 수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포항시 관련 공무원들은 최근 대형소매점 측과 잇단 접촉을 갖고 "채소 생선 같은 신선품이라도 현지에서 매입해달라."고 애원을 하는 중이다.

이동익 지역경제 과장은 "예전 같으면 건축, 교통, 환경 같은 문제들에 행정력을 투입해 속칭 '군기'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통하지도 않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시는 육거리 옛 시민회관 자리에 공연장을 만들어 젊은이들을 이 일대로 불러들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근 지역도 비상

경주와 영덕은 각각 포항과 30분 거리다. 인근 지역민들은 주말 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해 포항으로 많이 진출하는데 이곳에 복합쇼핑몰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 인근 도시 상인들에겐 영 찜찜하다.

경주 중앙동에서 옷가게를 하는 한 상인은 "벌써부터 포항으로 쇼핑가겠다는 손님들이 많다."면서 "대책 없이 앉아 당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상품권 발행, 기업체 동원 등을 통해 재래시장 살리기를 하고 있지만 포항의 대형 복합쇼핑몰 개장은 강진으로 주변에도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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