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암, 식이·운동 요법 어떻게

암 환자는 마음의 안정, 균형 있는 영양섭취, 적당한 운동 등이 필요하다. 암 환자들이 암 전문 재활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
암 환자는 마음의 안정, 균형 있는 영양섭취, 적당한 운동 등이 필요하다. 암 환자들이 암 전문 재활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

암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암 치료술이 발전하면서 암은 '죽을 병'이 아니라 '몸에 지니고 사는 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암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이 많다. "고기를 먹어도 괜찮을까요?", "암에 좋다는 음식 좀 추천해 주세요.", "운동은 하는 것이 좋은가요?"

◆특정 음식이 좋다는 생각은 잘못

국내에 암이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구화된 식생활이다. 실제 암 발생 원인의 3분의 1은 음식과 관계가 깊다. 따라서 암에 걸린 뒤의 음식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암이 진행하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식욕부진을 일으키는 물질이 분비돼 영양상태가 나빠진다.

균형 있는 영양섭취는 체내 대사작용을 정상화해 비정상적인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 또 체력을 길러 수술, 방사선, 항암제 치료 등 투병 과정에 따르는 부작용을 줄여준다. 암 환자의 식단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은 조금 더 먹고, 그렇지 않은 음식은 조금 덜 먹는다고 생각하면 아주 간단하다. 물론 특정 식품 하나만이 암을 치료한다고 단정하거나, 재발을 방지한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식이요법은 환자의 영양 상태를 좋게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암 치료의 보조적 수단이다.

◆고기를 먹어도 되나?

암 환자는 고기(육류)를 먹어도 될까? 많은 양의 적색 육류 섭취(포화지방과 함께)가 몇몇 종양에서 발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현대의학에서도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암 투병 중에 고기를 전혀 먹지 말아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환자에 따라서 고기를 무척 좋아하고 틈틈이 찾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음식 기호를 무시하고 '풀'만 먹을 것을 강요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균형 있는 영양 섭취가 중요하므로 식단에는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야 한다. 육식과 채식을 혼합하되 가능한 육식보다는 채식의 비율이 높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다만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을 먹을 때는 가급적 굽는 조리법보다는 삶는 것을 권한다. 이때도 기름기는 최대한 없애야 한다.

육식을 줄임으로써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콩을 이용한 식품)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채, 과일 많이 먹어야

일반적으로 암 환자에게 좋은 음식은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섬유질 등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이다. 여기에 들어 있는 비타민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타민C는 암이나 흡연으로 인한 폐의 산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섬유질은 몸 안의 발암물질을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몸 상태에 맞게 운동하라

암 환자에게는 운동도 중요하다. 암세포는 저산소 세포이기 때문에 암세포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면 저항을 받게 된다. 따라서 체내에 풍부한 산소를 공급하는 운동요법이 필요하다. 운동을 통해 몸 안에 산소가 풍부하면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원활하게 일어나 암세포와 싸울 수 있는 힘이 강해진다. 하지만 모든 암 환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움직임이 불편하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는 환자, 복수가 찬 환자, 출혈이 있는 환자 등은 운동하기 힘들다. 암 환자에게는 인체가 독을 배출하는 기능이 높은 오전의 공복 상태에서 양질의 산소를 마시면서 하는 가벼운 산책과 꾸준한 맨손체조, 등산 등 가벼운 운동이 좋다. 특히 말기 암 환자의 종양을 없애는 데 있어서 산소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의미 없는 치료가 된다. 따라서 움직일 수 있을 때에는 가벼운 체조를 하고 소나무가 많은 산에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많이 마시는 게 좋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이경희 영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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