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따뜻한 가슴으로 농촌을 돌아보자

아직도 농촌 하면 도랑에서 가재를 잡고, 동내 친구들과 수박서리를 하던 옛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노인들만 살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인 농촌의 현실은 적막하기까지 하다. 들은 있으되 농사 지을 사람이 없어 도시에 나간 자식들이 주말에라도 찾아 주길 학수고대하면서도 행여 자식에게 부담을 줄까 두려워 먼저 전화도 하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농촌의 현실이다.

여기에 쌀수입개방, 한미 FTA 체결 등은 우리 농민들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하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사상 유래없는 우박까지 쏟아져 농민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이 농촌과 농업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는 것을 잠시라도 생각한다면 쇠락해가는 우리의 고향을 결코 방치할 수만은 없다.

40대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한편에 편안하고 아련한 고향마을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추억 외에도 농촌은 우리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보전하는 등 돈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는 커다란 혜택을 주고 있다.

농협에서도 우리의 농업과 농촌을 보존하고 살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우리 농촌을 살리는 것은 1차적으로 농업인과 농업인의 조직인 농협, 그리고 정부의 책임이지만 소비자인 도시민의 이해와 협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먼저 도시민들에게 농촌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싶다.

주5일 근무와 초·중·고의 토요휴업일 확대에 따라 늘어난 여가시간 속에서 많은 가정들이 각종 놀이시설이 잘 갖추어진 유명 휴양지에 가서 많은 인파와 교통체증으로 짜증과 피로만 누적된 채 되돌아온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농촌 체험여행을 권하고 싶다.

가족단위의 농촌여행은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데 매우 유용하다. 집에서 흰 쌀밥만 먹다가 논에서 오리가 노는 것을 보고, 밭에서 직접 토마토를 따먹어 보는 체험을 한 아이는 분명 사고의 폭과 감성의 풍부함에서 다른 아이와 차이가 날 것이다.

어른들도 고향의 편안함 속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느끼는 충전의 계기가 될 것이고, 도시민들이 구입하는 신선하고 안전한 우리농산물은 우리 농촌에 새로운 소득원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都農相生(도농상생)인 것이다.

체험여행이 힘든 가정은 오랜만에 고향의 친지나 팜스테이마을을 방문할 수도 있고, 회사에서 1사1촌 자매결연마을에 일손돕기를 다녀온다면 더욱 보람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농협의 사업은 신용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농촌의 경제사업과 지도사업을 지원하는 체제로 되어 있다.

쉽게 말해 예금·대출·신용카드·보험 등 각종 은행업무로 벌어들인 연간 1조 원 이상의 수익 대부분을 영농을 위한 저리자금 지원, 농산물 판매를 위한 인프라구축, 정부에서조차 힘겨워하는 추곡 매입 등에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농업인 자녀 장학금 지급 등 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과 각종 공익기금의 설치로 농촌과 지역사회의 균형있는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 농협의 신용사업은 그 수익이 외국의 자본가들에게 조금도 흘러들어가지 않고 100% 우리의 농촌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재투자되는 국내 유일의 금융기관이다. 도시와 농촌의 고객들이 농협을 이용한 모든 거래는 금액의 크기에 관계없이 우리농촌과 농업을 살리는 데 귀중한 밑거름이 되고, 도시민들이 구입하는 우리농산물과 농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적막한 우리의 농촌이 새로운 활기를 찾는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김병화 농협중앙회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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