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 고급아파트,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

고급화로 분양가 급등…미분양 속출

▲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는 칠곡군 석적읍 대단위 아파트단지. 수도권 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가격만 올렸다는 비판이 많다.
▲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는 칠곡군 석적읍 대단위 아파트단지. 수도권 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가격만 올렸다는 비판이 많다.

"농촌지역까지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올라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칠곡군 북삼일대에 중소규모 아파트, 서민형 빌라 등 위주로 주택시장이 형성돼오다 지난해부터 대거 진출한 수도권의 대형 건설사들이 대형화, 고급화, 고층화 등을 내세워 분양가를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미분양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도농복합 지역인 칠곡군 지역에는 지난해부터 건설중인 아파트만 해도 왜관읍에 대동(다숲) 1, 2차(605가구)와 구미3공단에 인접한 석적읍에 금호(어울림), 한솔(파크), 남광(하우스토리) 등 3개 회사(1천379가구), 왜관읍에 주공 3, 4차(1천159가구), 이원리버빌(207가구) 등 총 3천350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상반기 왜관읍에 삼성(400가구)이 분양한 아파트 가격이 평당 180만 원대에 불과했고, 이어 지난 2002년 우방이 석적읍에 분양한 신천지타운(1천999가구)이 평당 230만 원 대에 머무르던 것이 4, 5년 새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구미 3공단과 인접한 석적읍의 남광 하우스토리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35평형이 503만 원, 47평형이 544만 원, 금호 어울림의 42평형이 518만 원, 한솔 파크는 33평형 505만 원, 45평형이 545만 원으로 상당수 업체의 아파트의 분양가가 600만 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주택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분양에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대형 주택업체들이 농촌지역인 칠곡이 국민주택 의무 비율 적용을 받지 않는 등 비투기과열지구인 점을 노려 아파트를 대형화, 고급화 분양가만 턱없이 올려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아파트의 크기도 그동안 시군지역에서 주류를 이뤄왔던 30평형대에서 40평형대로 대형화 하는가 하면 층수도 기존의 10층대에서 최고 26층까지 고층화 추세를 보여 주변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가의 아파트가 봇물처럼 쏟아진 가운데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A사의 47평형, B사의 42평형 아파트의 경우 분양률이 아예 제로상태를 보이는 등 40평 이상 대형 평수를 위주로 미분양사태가 속출해 사업자들마저 뒤늦게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칠곡군 엄태수 주택담당은 "사실상 칠곡군이 대구와 구미 중간의 신흥 주거타운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아파트 건설사업 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분양 과열 현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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