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사실입니까. 오늘도 MOU를 체결했다던데…."
영주시는 21일 시청 회의실에서 A㈜와 B㈜개발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골프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서(MOU)를 체결하고 올해부터 2010년까지 영주시 장수면 일원 30여 만 평에 642억 원을 들여 클럽하우스, 티하우스, 골프연습장, 관리동을 갖춘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걱정이 앞선다. 투자약정을 체결한 기업은 현재까지 땅 한 평 구입하지 않았고 앞으로 뚜렷한 부지매입 계획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
이런데도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골프장 유치로 1천905억 원의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와 연간 6만 8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다.
이 정도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다는 산출근거는 갖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도 잘 모른다.
골프장 하나에 6만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들 한다. 1천억 원이 넘는 파급효과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도 잘 모른다.
시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두 달 사이에 투자유치사업(7건)·기관단체 협력 협약사업(8건)을 무려 15건이나 체결했다.
한 공무원은 "4박5일 코스로 MOU를 체결하는 바람에 행정공백은 물론 많은 실수를 유발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한 주민은 "MOU 체결을 떨어진 자치단체의 인기를 만회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아무리 법적책임이 없는 MOU라 해도 체결과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실패시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외부 기업과 자본 유치는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있는 기업과 지역민의 이익을 지키는 것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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