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의회, 광주체전 참가비 전액 삭감

경주문화도시 특별법 반대한 광주에 대응

'문화도시 조성'을 사이에 둔 경북도의회와 광주시의회의 감정싸움 끝에 경북도의회가 광주 전국체전의 참가비 예산을 삭감, 경북 선수단의 전국체전 참가가 힘들게 돼 애꿎은 운동 선수들이 피해를 입게 생겼다.

경북도의회 통상문화위원회는 21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도집행부가 요청한 추가경정예산안에서 '광주 전국체전 참가 및 훈련비' 명목의 예산 5억5천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통상문화위는 이 같이 결정하면서 "지난해 '경주세계역사문화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경주문화도시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광주시의회가 반대결의문을 채택한 데 대해 경북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지난해 광주문화수도특별법을 제정할 때 경북도는 아무런 반대를 하지 않았는데 광주시의회가 경주문화도시 특별법에 반대한 것에 대한 대응인 셈. 당시 광주시가 계획 중인 전국 단위 행사에 불참하는 방안을 고려했던 경북도의회가 실질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통상문화위의 이날 결정이 앞으로 예산결산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게 될 경우, 경북 선수단은 광주 체전에 아예 참가하지 않거나 각 경기단체나 개인별로 자체 경비를 마련해 체전에 참가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각 경기단체나 선수 개인이 참가 경비를 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광주시의회는 지난해 10월 경주문화도시특별법 제정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경주문화도시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위상이 약화되고 타 지역 문화도시조성사업과 차별성이 상실된다."고 주장, 경북도와 의회가 자신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발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의회는 며칠 후 광주시의회를 방문, 철회 등 조치를 요구한 데 이어 지난해 정례회에서 경북도가 당초 요구한 전국체전 참가예산 6억 6천만원 전액을 삭감했었다. 이에 경북도가 이번에 전국체전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다시 제출하자 재차 전액을 삭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갈등으로 인해 전국체전 참가를 준비중인 선수들이 피해를 입게 된 점. 전국체전을 통해 일정 성과를 거둬야 진학과 취업 등 장래 문제가 해결되는 선수들이 특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은 숙박비, 식비, 현지 훈련비 등 대회 참가비여서 이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회 참가가 어렵다는 것이 경북도 체육회의 입장.

경북도 체육회 관계자는 "도의회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선수들의 장래 문제를 생각하면 난감하다. 상임위는 반대했지만 27일 예산결산위원회의 심사가 남아 있으니 그 때까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