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소년 '인터넷 중독' 심각…대안 마련 절실

청소년 65% 1주 10시간 이상 인터넷

명준(가명·16·수성구 황금동)이는 집에 들어오기 무섭게 컴퓨터를 켠다. 학원수업을 받으면서도 수류탄이 날아가는 소리와 레벨이 올라가는 짜릿함에 머릿속은 게임 생각으로 가득하다. 학교에서 친구와 노는 시간도 온통 게임에 대한 작전과 전술 얘기뿐이다. 매일 명준이가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은 2시간 남짓. 명준이는 "저녁 늦게 집에 오더라도 컴퓨터는 항상 옆에 있고, 낮엔 밖에서 놀 시간이 없지만 컴퓨터는 밤에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수많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중독인줄도 모른 채 빠져든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인터넷 이용 시간을 조사한 결과 15~19세 청소년 65%가 한 주에 10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문화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발간한 '200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도 청소년의 39%가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면 1, 2시간 정도 한다.'고 응답했고 '3시간 이상'이라는 대답도 21%에 달했다. (표)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인터넷 게임으로 보내는 셈. 인터넷중독예방기관에 상담을 신청한 청소년들에 따르면 "컴퓨터를 켜기 전엔 '조금만 하고 자야지'하고 결심하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끄지 못한다."고 털어놓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입시위주의 교육과 놀이문화의 부재가 빚어낸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박용진 가족사랑정신과 원장은 "그냥 컴퓨터를 하지 말라고 야단만 칠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게 된 원인을 찾아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지역 사회에서 모두 나서 문제해결에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선영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 사무처장도 "아이들이 놀고 싶어도 노는 방법을 모르는 게 현실"이라며 "공교육 체제에서 아이들에게 놀이문화를 가르치는 부분도 소홀히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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