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학을 졸업했던 임모(38) 씨. 구조조정 광풍과 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취업에 실패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IMF 세대' '청년실업'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즈음. 임 씨는 20여 곳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대신 시작한 작은 식당도 조기퇴직자들이 너도나도 식당 창업에 몰리면서 실패를 맛봐야 했다. 임 씨는 "졸업 당시에는 실업 광풍에 시달렸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부동산 투기 열풍과 경기 침체로 박탈감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IMF 세대는 유독 사람도 많고, 경쟁도 더욱 치열한 것 같다."고 했다.
임 씨의 말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우리나라의 연령별 인구를 보면 이른바 'IMF 세대'로 불리는 1970~1972년생이 가장 많기 때문. 통계청의 '2005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출생인구가 가장 많은 해는 1971년으로, 87만 5천187명이나 됐고, 같은 'IMF 세대'로 불리는 1970년(85만 9천817명)과 1972년(85만 9천512명) 생이 뒤를 이었다. 가장 수가 작은 2005년생(41만 3천805명)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다.
또 최악의 대학 경쟁률과 취업난을 겪었던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도 모두 인구 수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베이비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58년에는 한 해 출생인구가 처음으로 80만 명을 넘어섰고, 이후 1960년과 61년, 63년에는 한 해 85만 명 이상이 태어났다. '58년 개띠'라는 우스갯소리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닌 셈. 이 숫자는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들의 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당시 식량 수급 상태와 의료 수준, 유아사망률 등을 고려해 본다면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국민의 수가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불었던 '즈믄둥이' 열풍붐도 통계상으로 확인된다. 즈믄둥이들은 2005년 말 현재 61만 7천111명이 살고 있다. 이전 해인 1999년(59만 6천304명)에 비하면 3.4%가 늘어난 것. 2001년생은 55만 5천363명으로 다시 7.3% 줄었다. 그러나 출산율이 갈수록 줄어드는 분위기여서 '즈믄둥이'는 반짝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IMF로 힘들었던 1999년에 태어난 사람은 59만 6천304명으로 4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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