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달랑 미국문화원 하나만 있던 시절이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으레 문화원이라면 데모를 하는 장소쯤으로 여겨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몇 년 새 각 나라의 문화원들이 대구에서 속속 문을 열었다.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문화원에서 다양한 외국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당국가의 어학공부는 물론 정기적으로 전시회, 공연 등의 행사도 열고 있다. 대구에 있는 해외문화창고, 외국문화원을 찾았다.
▶중국문화원
지난해 1월 대구시 남구 대명동 계명대 대명동캠퍼스 DIP(디지털산업진흥원) 별관(옛 계명문화대 건물)에 문을 열었다. 서울에 있는 중국문화원에 이은 전국 두 번째, 지방 중국문화원으로 처음으로 개소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프로그램은 중국어학당. 원어민 강사들이 중국어를 가르치며 초·중급으로 나눠 1주일에 5일(하루 1시간) 또는 3일씩(하루 1시간20분) 강좌가 열리고 있다. 수강료는 월 8만 원. 중국어 인정시험인 한어수평고시(HSK) 시험에 대비, 초등학생에서부터 60대 어르신들까지 어학당을 찾고 있다.
중국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이해할 수 있는 '중국 저명 사진 작품전'과 '중국 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문화대혁명에서 현재까지 중국인의 삶과 역사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 '목욕' '책상서랍 속의 동화' 등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안경욱 중국문화원 원장은 "많은 시민들이 전시회나 공연 등을 통해 중국체험을 하기 바란다."며 "중국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행사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문화원
대구시 동구 신천동 영남타워 24층에 있는 미국문화원은 2002년 문을 열었다. 미국의 문화와 역사 소개는 물론 영어 강좌, 전시 및 공연 등에 힘을 쏟고 있다. .
ICAS(Independent Center for American Studies) 잉글리시 센터를 통해 유치부, 초등부, 중학생반, 성인반으로 나눠 영어강좌를 열고 있다. 특목고 대비 등 별도의 타깃을 가진 영어강좌도 주목을 끌고 있다.
또 한·미 외교문제, 통상문제를 비롯한 미국 문화 예술에 관한 포럼을 자주 개최하고 있다. 아트홀(100석 규모)에서는 무료 영화 상영, 음악 공연, 전시회 등의 행사를 갖고 있다. 7월 23일부터 8월 17일까지 4주 과정으로 원어민 강사를 통해 집중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초·중학생 대상의 '영어캠프'를 열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말하기 대회도 하반기에 개최한다.
▶프랑스문화원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 교수연구동에 있는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문화원은 프랑스어 강좌 및 문화 소개에 심혈을 쏟고 있다. 프랑스어 강좌는 두 달을 한 학기로 운영하고 있다. 불어 검증능력시험 델프(DELF)를 위한 확실한 준비가 가능하다는 게 문화원 측의 얘기다. 초급부, 중급부, 고급부로 나눠 강좌를 열며 시험을 두 달여 앞두고 개설하는 시험대비강좌도 있다. 평일반은 물론 직장인을 위한 주말반도 열고 있다. 두 달 동안에 걸쳐 1주일에 2회씩(1시간30분) 여는 고급회화반 수강료는 10만 6천 원, 1주당 12시간씩 강의하는 초중급 강좌의 수강료는 41만 6천 원. 30일까지 등록해야 수강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 7, 8월에는 프랑스 요리강좌도 열 예정. 프랑스식 샐러드와 그라탕, 디저트 요리법을 강의하며 매번 수강료는 5천 원이다. 하반기에도 보졸레누보 파티 등의 행사를 여는데 사전에 예약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콘서트, 전시회 등도 개최하며 책과 DVD 등 프랑스 관련 자료도 대여해주고 있다.
▶스페인문화원
수성구 만촌동 대구 인터불고호텔 2층에 있다. 스페인어 강좌는 물론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여는 등 스페인 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서관을 비롯해 3개의 강의실, 대형 강연회장과 춤, 음악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대형홀, 살라 델 쁘라도(SALA DEL PRADO) 갤러리 전시장도 갖추고 있다.
스페인어 능력 평가 시험인 델레(DELE)에 대비하기 위한 주중반, 주말반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료는 각각 9만, 5만 원. 8월에는 델레 시험을 국내에서 문화원에서만 치를 예정.
라틴무용 강좌, 미술전시회, 멕시코 사진 및 그림전시회, 클래식기타 연주회, 교황청 성음악 연주회, 여름 스페인어 캠프 등을 열었다. 지난달엔 멕시코 민속무용단 공연을 후원한 데 이어 레알마드리드 축구&스페인어 교실, 콜럼버스데이 행사, 스페인음악의 밤 행사, 송년 라틴 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갖는다.
▶라오스문화원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나라 라오스. 라오스의 문화를 소개해주는 라오스문화원은 대구시 남구 대명동 영남의료원 입구 건물 4층에 자리 잡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라오스 정부의 인정을 받아 2년 전에 문을 열었다.
국제세미나, 대사 초청강연회, 상공인 초청 홍보 행사를 개최했으며 대구관광엑스포 음식박람회에 참가, 라오스 문화를 알렸다. 10월에는 라오스국립민속무용단 초청 공연을 갖는 등 한국과 라오스간 문화교류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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