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젊은이들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선교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떠다니는 작은 UN'으로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객선 '둘로스(Doulos)호'(본지 19일자 7면 보도)에서 한국인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대구 출신 김수정(25·여) 씨는 둘로스호에서의 생활이 마냥 즐겁단다.
전 세계를 돌며 선교활동과 서적을 판매하는 둘로스호가 지난 21일 포항항에 입항한 데 이어 22일 일반에 공개됐다. 51개국 3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선원들 가운데 29명이 한국인이다. 특히 김 씨는 대구의 계명문화대 식품영양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9월 둘로스호에 승선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 선내에서 식음료를 서비스하는 일을 맡고 있다. 김 씨는 "독일의 비영리 국제구호단체인 '좋은 책을 모든 사람들에게'(Good Books for All)의 소유로 OM선교회가 운영하는 둘로스호는 지금까지 103개국 500여 항구에 기항하면서 1천9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았다."면서 "선교활동뿐만 아니라 양질의 서적을 저렴하게 전 세계인에게 공급하는 것이 주임무이며 현재 8천여 권의 다양한 원서가 실려 있다."고 전했다.
이 배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OM선교회에 신청한 후 1년 동안 선교학과 영어, 각국 문화 등에 관한 공부를 거친 뒤에야만 가능하다.
2년여 만에 고향 바다에 발을 디딘 그녀는 "그동안 가족들과 친구들이 보고 싶었는데 마침 포항항에 닻을 내려 향수병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그동안 20여 개국을 방문한 김 씨는 "가는 곳마다 문화적 충격을 받을 정도로 둘로스호에서의 경험이 인생의 값진 보람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이보다 좋은 국제경험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상생활에 대해 그녀는 "학교와 병원, 인터넷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모두 갖춰져 있어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선원들 가운데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사람도 많아 아이들도 30여 명이나 된다."고 소개했다.
또 "배가 오래되고 바다를 항해하는 만큼 항상 위험을 안고 있지만 선원들이 맡은 일에 충실한 데다 하나님이 보살펴 주신다는 믿음으로 무사항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승선 2년 만인 오는 9월 하선하면 호텔경영학을 공부한 뒤 국내·외 호텔에 취업, 둘로스호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해 세계적인 호텔리어가 될 꿈에 부풀어 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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