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홍수를 이뤄 백가쟁명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앙선관위에 예비 등록한 사람이 57명, 출마 예상자까지 보태면 74명이나 된다. 2002년 대선 때의 12명에 비하면 6배가 넘는 숫자다. 이들 가운데 국민들이 이름을 알 만한 사람만 추려도 25명이나 된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등 5명으로 일찌감치 정리된 상태다. 범여권에서는 열린우리당, 중도통합민주당, 민생정치모임, 탈노통합파, 중도통합파, 추가탈당파, 시민사회세력 등 어지러운 이름들이 각개약진하고 있다. 이해찬, 한명숙, 김병준, 김두관, 김혁규, 천정배, 유시민, 정동영, 문국현 씨 등이 대기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조순형 의원 등 4명, 민노당에서는 3명이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출마는 피선거권자의 자유의사에 맡길 일이지만 지금 상황은 아무리 봐도 코미디다. 국가백년대계를 다투는 담론의 장이 아니라 신발장사, 채소장사, 생선장사, 약장사가 저마다 손뼉 치며 손님을 불러모으는 정치 亂廛(난전)이 되고 말았다. 이게 코미디로 끝나면 그만이겠지만 국정 표류와 선거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여당의 난파와 정파들의 할거로 앞으로 국정 심의는 아주 어렵게 됐다. 의견을 모으고 결론을 끌어내는 과정이 고등수학처럼 난해질 수밖에 없다. 한미 FTA 비준, 교육 관련법 처리 등 시급한 현안들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정계 재편이 이뤄질 때까지 국정이 동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선 자체도 혼선이 불가피하다. 정파들이 3, 4갈래로 정리되는 데만도 적잖은 시일과 진통이 따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온갖 정치적 소음과 사회적 손실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張三李四(장삼이사)들의 난립으로 정작 필요한 대선주자의 검증이 소홀해지거나 겉돌 수 있는 문제점도 예상된다.
정당정치를 붕괴시킨 참여정부가 여기에 대해 많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 정치가 이래서는 나라의 현재나 미래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국가관이나 비전, 집권의 기반이나 실행능력도 없이 권력 지분을 뜯어먹거나 그 부스러기에 눈독을 들인 정치꾼들의 횡행을 막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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