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상만 포항우체국 소포실장 "필리핀에도 팝니다"

포항 특산물 개발 판로개척…우체국 마케팅 대상 첫 수상

김상만 포항우체국 소포실장이 물류창고서 전국으로 배달될 포항지역 특산품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있다.
김상만 포항우체국 소포실장이 물류창고서 전국으로 배달될 포항지역 특산품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있다.

"갖가지 지역 특산품이 포장돼 창구로 들어오면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우체국은 수입 올려서 좋고, 지역 농어민들은 제 값 받고 상품 팔게 되거든요."

포항우체국 김상만(52) 소포실장은 우체국 안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 농어민단체나 특산품 관계자들 사이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유명인사다. 그는 사무실에서는 '마케팅왕'이고 밖에 나가면 '포항 홍보대사', '특산품 판매 전도사'란 별칭을 달고 다닌다.

김 실장은 지난 해부터 포항지역 특산품을 우체국 택배를 통해 전국으로 배달하는 마케팅을 시도하다 올 들어서는 우체국이 중심이 돼 아예 상품개발부터 홍보, 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면서 자연스레 외지인들에게 포항을 알리는 홍보맨으로 변신했다.

"포항 특산품을 판매하려면 먼저 포항부터 알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결과 과메기, 오징어, 감자 등 지역 특산 명품이 날개돗친 듯 팔리고 있습니다."

소포실장을 맡은 지난 해 초부터 시장개척에 나선지 1년여, 김 실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제정해 전국 3만 명 우체국 종사자들 가운데 매월 한 사람씩 선정 시상하는 '우편마케팅 대상' 첫번째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과메기 배송업무를 우체국이 전담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다국적 업체가 취급하던 포항공단 업체들의 국제소포도 우체국으로 거래선을 바꿔 놓았다.

동료들은 올 초 포항시가 과메기 국제판매를 시도, 처녀 수출에 성공한 것도 김 실장이 숨은 공로자라고 입을 모았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전세계 65개국에 과메기 홍보편지를 보냈더니 필리핀에서 주문이 왔다. 세관과의 공조를 통해 50박스(1박스 30㎏) 판매에 성공하면서 530만 원의 우체국 세입을 거둔 사건은 직원들 사이에 신화가 돼 있다. 한겨울 음식인 과메기를 아열대의 나라 필리핀에 팔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요즘 김 실장은 벌꿀, 감자, 청국장 분말 같은 포항 죽장지역 특산물과 씨름하고 있다. 주민들이 최고 수준의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해놓고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한 김 실장은 "다음 달 1일부터 우체국을 통해 판매를 책임지겠다고 호언했는데 벌써부터 선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며 성공을 장담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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