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욧 얌마! 딸록!(야! 놀랍다! 재미있네!)"
22~24일 열린 '피타콘' 축제에 태국 정부 초청으로 참가한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대해 태국 주민들이 보여 준 관심은 한마디로 열광적이었다. 공연이 열리는 곳마다 수많은 주민들이 몰렸으며 전통 한복차림의 탈꾼들에게 기념촬영 요청이 쇄도하는 등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대중문화 못지 않은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피타콘 축제 오픈행사로 첫 공연이 열린 22일 저녁 태국 러이주 국립경기장에 몰린 인파는 1천500여 명. 불교국가여서 소를 잡는 백정마당과 파계승(破戒僧) 마당에 대한 거부감을 우려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각시탈과 이매, 초랭이, 백정 등의 탈이 출연한 무동마당과 파계승·백정마당이 펼쳐진 이날 공연에서 관람객들은 열화와 같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기념 촬영과 사인 요청도 쇄도했다.
23일과 24일 잇따라 열린 피타콘 축제 단사이 야외공연장에서도 마찬가지. 공연 때마다 1천여 명 이상의 관객들이 몰려 질서 유지에 경찰이 나서야 할 정도였다. 뒤풀이행사장 역시 "까오리(한국)"를 연호하며 사물놀이 장단에 껑충껑충 춤을 추는 태국인들로 붐볐다.
비라(Vira·55) 태국 문화부 차관은 축제 폐막 후 예정에도 없던 특별 만찬을 방콕에서 마련하고 "피타콘 축제를 성공적이고 열광적으로 이끌어준 한국 하회탈춤과 한국 정부에 감사 드린다."며 "올 가을 열리는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에 피타콘 탈춤팀을 참가시키고 단사이와 안동 양 도시 간 전통문화 교류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태국 북동부 메콩강변 지방 단사이에서 열리는 피타콘 축제는 마을사람들이 코코넛 껍질과 온갖 잡동사니로 만든 탈과 옷으로 도깨비 분장을 하고 기우제를 지내며 마을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축제. 주민 1천여 명이 피타콘 가면을 쓰고 참여한 3일간의 이번 축제에는 태국 전역에서 2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꼬리를 물고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임형규(54)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장은 "가수와 탤런트들이 이끌어 온 동남아 한류 열풍 못지않게 탈춤 같은 우리 전통문화도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대중문화 외에 이렇다 할 속편 소재가 없는 터에 한류 열풍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의 동남아 공연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 마련과 전통문화 단체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국 단사이에서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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