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내렸던 지난해 7월 15~17일. 대구 북구 매천시장을 찾은 채소 도매상인들은 갑자기 치솟은 채소값에 힘든 날을 보냈다. 4kg 기준 경매가가 1만 3천 원선이었던 상추값이 2만 4천500원으로 크게 올랐던 것. 5t 트럭 기준으로 140만 원의 배추값도 220만 원까지 뛰었고, 1만 1천~1만 2천 원의 감자값(20kg 기준) 또한 1만 5천 원대를 넘나들었다.
전인환 매천시장 운영계장은 "올해 장마철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 같다."며 "장맛비가 계속되면 산지 출하작업이 어려워 시장 반입량이 줄고, 자연스레 채소값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장맛비 주의보가 대구·경북을 강타하고 있다. 짧은 장마는 가뭄 해갈의 단비지만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려 강수량이 많아지고 장기간 이어지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기 때문.
"올해 장마는 7월 중순까지 한 달간 계속되다 집중호우로 이어지겠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일반 가계는 물론 농업, 교통, 유통업계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15일 벼 잎도열병·물바구미, 고추 역병, 사과 점무늬낙엽병에 대한 병해충 예보를 발표했다. 햇빛이 사라지는 장마기간에는 곰팡이, 세균 발아가 잘 되고 더 오래 살아남는다. 약을 치지 못하기 때문에 병해충의 생명력이 더 강해지고, 장마철이 끝나 뒤늦게 약을 뿌려도 병해충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김동근 경북농업기술원 병리곤충 담당은 "농가들은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로 정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비가 그치는 즉시 병해충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마기간에는 교통사고 치사율도 치솟는다.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은 21일 장마철 안전운전·차량관리 10계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장마철 교통사고 치사율은 비가 오지 않는 날보다 33%나 높고, 비가 오는 날 오후 8시~오전 2시까지 6시간 동안 전체 사고의 33%가 발생한다. 이 단체는 "장마철 안전사고와 차량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며 "하천, 교량 주변 주차를 피하고 빗길 안전 운전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역시 장맛비 '경계령'을 발동했다. 대구 백화점 및 대형소매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비 오는 날은 평소보다 10~20% 정도 매출이 감소한다. 예년만 못한 경기에 장맛비와 집중호우까지 겹치면 손님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동아·대구 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7월까지 '양심우산' 무료 대여, 우천시 선착순 고객에게 사은품 증정, 주차장 차량의 습기·곰팡이 제거 서비스를 펼치는 등 장마 마케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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