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사람이라고 놀리는 건지, 현실성 없는 약관으로 소비자들을 속인 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속상합니다. 혜택이 많다는 말만 믿고 가입한 제 자신이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보험회사인 D생명의 한 상품에 가입해 있는 박갑선(69·여) 씨는 최근 회사 측의 애매하고 모호한 보험금 지급에 분통을 터뜨렸다. 박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100일간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 '욕창'으로 입원, 골다공증 약물치료를 함께 받았는데 골다공증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것. 박 씨는 자신이 가입한 보험상품 약관에 '골다공증'이 '특정질병'으로 분류돼 있어 입원비는 물론 수술비, 간병비 등 보험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믿었지만 보험회사는 골다공증에 대해선 보험금을 적용하지 않고 박 씨의 보험상품 입원특약 '3일 초과 입원시 1일당 1만 원'만 적용, 100여만 원을 지급했다. 박 씨는 "병원에 물어보니 '고혈압으로 입원하지 않듯이 골다공증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골다공증은 그냥 약물치료로 더 심하지 않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입원하지도 않는 '골다공증'을 특정질병으로 만들어 보험에 가입시키고 골다공증으로 입원하지 않았으니 보험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박 씨는 1999년 1월에 보험에 가입, 매월 5만 7천800원의 보험금을 납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회사 측은 박 씨의 수술 및 입원 이유는 '욕창'으로,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험금 지급내용에 없는 병인 만큼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씨의 담당의사가 '박 씨의 골다공증은 입원까지 할 사안이 아니다.'는 소견서를 내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것. 이 회사 보험심사과 관계자는 "박 씨는 6년 전부터 골다공증으로 약물치료를 받아왔지만 이번 병원 입원 및 수술은 골다공증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골다공증이 아주 심할 경우 입원하는 경우가 있어 특정질병으로 분류됐고 만약 박 씨가 이 경우였다면 보험금을 지급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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