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악 한자락)6개월간의 연재를 마치며

2월부터 시작된 우리 음악 이야기가 벌써 6개월째다. 계속 쓰고 싶은 욕심이 들지만 더 나은 글을 위해 다음을 기약하고 싶다.

지난 6개월간 지면을 통해 밝혔듯 현재 우리의 음악문화는 서양음악 위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무수한 음악들은 그 근본을 우리 것에 둔 게 아니라 서양 음악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반인은 이를 생활 속에서 듣고 노래한다. 이렇듯 우리의 생활 속 음악 문화는 우리 음악이 아니라 서양 음악인 것이다.

그럼 단군 이래 반만년 역사 속의 문화는 어떠하였는가? 오랜 세월 동안 외래의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 내고 승화하지 않았는가? 우리 음악도 이들 승화된 문화와 맥락을 같이 하며 우리만의 것을 만들지 않았는가? 그러나 지금의 문화는 어떠한가? 개화기 이후 들어온 서양문화가 원래 우리의 토착 문화와 만나 제 모습을 갖기도 전에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그리고 35년간의 식민정책은 우리의 문화를 황폐화시켰다. 심지어 그들은 우리의 말까지도 그들의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로 인해 우리 문화는 자생력을 더욱 잃어버리고 우리의 생활과 더욱 멀어진 것이다. 우리 음악도 서양음악에 밀려 규방문화로 전락해 버렸다.

더욱이 개화기 이후 학교 교육 내의 음악 교육은 우리 음악이 아니라 서양 음악 위주의 교육 체제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로 인해 한 세기 동안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우리 음악을 등한시하고 서양 음악만 좋은 것으로만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문화 그리고 우리 음악의 가치를 진정 가슴으로 되새겨 보자. 우리가 지금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지구촌이 하나로 묶인 세계화된 사회이다. 생각과 문화가 세계화하면 될수록 그 나라가 지닌 고유의 문화는 더욱 존중될 것이다. 문화의 고유성이야말로 세계 속에서 우리를 다른 나라와 구분 짓는 중요한 특징이 될 것이다. 우리 음악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우리 문화 그리고 음악은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서양 위주의 문화와 음악을 어떻게 우리의 문화로 승화시킬 것인가? 무엇보다도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겨진다. 백년지대계라는 말처럼 교육을 통해 천천히 우리 문화와 음악을 찾아야 할 것이다. 7차 교육과정은 그간의 교육과정에 비해 우리 음악을 46%나 담고 있다. 그러나 양적인 우리 음악의 증대가 아닌 질적인 면에서 체계적인 연구와 실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우리의 것을 바탕으로 한 내용과 학교 현장의 교사를 통한 재미난 학습이 요구된다. 이렇게 정상화된 우리 음악 교육이 학교 교육을 통해 실현된다면 분명 우리 아이들 속에 조금씩 우리 음악 문화가 나타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 현장 교사의 우리 음악 자질 함양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 음악 문화를 다음의 청소년·성인 문화로 이어지도록 사회 전체가 보호하고 가꾸어야 한다. 사회 속에서 우리 음악 문화의 싹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아끼고 격려하며 보호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아이들을 통해 분명 지금과 다른 우리 것에 바탕을 둔 승화된 우리 음악 문화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 효과는 천천히 나타난다. 미래의 큰 꿈을 꾸며 지금을 준비하고 꾸준히 나아간다면 우리 음악 문화를 미래에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실적 위주의 교육 정책 접근이 아닌 우리 문화 형성을 위한 거시적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우리 음악 문화 형성을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지면을 통해 우리 음악 교육의 중요성, 우리 음악에 대한 호기심, 생활음악으로서 우리음악 등을 강조했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을 다짐한다. 끝으로 우리 음악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매일신문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신표(대구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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