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생색용"

수성구 해제설…형평성 논란 불러

대구 등 지방 대도시에 대한 정부의 '잣대 없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지방 대도시에 대해 '투기과열 지구 해제 방침'을 밝혔으나 뒤늦은 조치로 '시장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가는 9월부터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아파트 전매가 6개월간 금지돼 '투기과열 지구 해제'가 '생색용 시한부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큰 탓이다.

특히 지난해 투기지역 해제에서는 달서구나 북구는 제외되고 수성구만 해제된 반면 투기과열지구 해제에서는 '수성구 제외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주택업계 등에서 '형평성 없는 정책'이란 반발을 사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업계의 투기과열지구 해제 요청이 잇따르면서 25일 "이르면 이번 주중에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산 대구 광주 등 일부 지방 광역시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제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투기과열지구 제도가 도입된 이후 해제를 위한 주택정책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건교부는 이와 관련 지난 4월 대구와 부산 등 지방 대도시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투기과열 지구 해제' 조치가 큰 기대 효과가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대구는 이미 미분양이 1만 가구를 넘어선 데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연속적인 집값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세금 중과 등으로 투기와 상관없는 실수요 거래까지 사라진 상태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 전매 제한 규정을 없애는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시장에서는 별다른 약발이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또 '기준 없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도 높다.

건교부가 실시한 집값 실태 조사 기간인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대구 지역 전체 집값은 1% 하락세를 보였고 수성구는 2.1% 하락, 두 배 이상 집값이 떨어졌지만 '투기과열지구 해제 제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건교부가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구 등 지역 내에서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높은 곳에 대해 집값 하락 여부와 상관없이 명분상 '투기과열지구 해제' 제외 방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택정책심의위원회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만 수성구가 제외되면 이번 조치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10월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타지역은 제외한 채 대구에서는 수성구와 중구, 달성군 지역만을 투기지역에서 해제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도권에만 맞춰져 있고 지방은 소외된 탓에 누더기식 부동산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양도세 중과 완화 등 지방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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