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신시장 '인터넷 전화'로 또다시 격돌

대기업 "잡아라 인터넷 전화"…소비자 "누려라 내려간 가격"

▲ 대기업들이 인터넷 전화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가격경쟁을 무기로 기존 유·무선전화 요금인하 경쟁을 촉발, 통신시장 재편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 등은 결합상품을 출시하거나 요금인하 등을 고심하고 있다.
▲ 대기업들이 인터넷 전화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가격경쟁을 무기로 기존 유·무선전화 요금인하 경쟁을 촉발, 통신시장 재편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 등은 결합상품을 출시하거나 요금인하 등을 고심하고 있다.

틈새시장으로 치부돼 왔던 인터넷 전화시장에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 통신시장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올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KT와 기존 이동통신사들은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에 이동전화, 와이브로, 보험 등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 전화가 초고속인터넷, 케이블방송, 이동통신과 결합할 경우 통신 업계 전체의 구도재편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의 경쟁으로 요금인하 혜택을 볼 수 있어 연간 가계 통신비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인터넷 전화시장 뛰어드는 대기업

인터넷 전화 시장은 KT 망을 빌려서 사용해 온 삼성네트웍스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는 이렇다할 만한 주요 사업자가 없었다.

KT, 하나로텔레콤 등도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반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을 주력으로 하면서 시장 방어차원에서 대응해왔고, 애니유저넷 등 중소업체들도 KT 등으로부터 망을 임대해야 했기 때문에 KT를 견제하는 데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 3월 내년부터 기존에 쓰던 일반 전화 번호 그대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번호이동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LG데이콤은 최근 가정용 인터넷 전화 서비스 'my LG 070'서비스를 선보였고 이에 앞서 SK네트웍스는 미국 등 국제적으로 인터넷 전화 사업을 해왔던 애니유저넷을 인수한 바 있다. 인터넷 전화시장이 삼성, LG, SK 등 재계 별들의 전장으로 돌변한 것이다.

◆인터넷과 일반 전화의 한판 격돌

LG데이콤은 이번에 my LG 070을 출시하면서 가입자 간에는 통화료를 받지 않기로 해 집 전화 무료 시대를 열었다. 또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20개국의 유선전화 요금도 1분당 50원으로 기존 전화요금의 5분의 1 수준에 판매한다. 국제전화는 지금까지 가장 싼 요금이 온세통신의 00365 슬림요금제로 1분에 98원이었지만 LG데이콤의 유선·인터넷 전화요금 인하로 요금 인하경쟁은 더 불붙을 전망이다.

LG데이콤의 시내 전화요금은 3분에 38원으로 KT의 39원과 비슷하지만 시외전화는 LG데이콤이 38원 그대로인 반면 KT는 261원이다. 결국 5분의 1도 안되는 인터넷전화 요금이 일반화되면 시외 유선전화 요금도 가파르게 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터넷 전화는 통신시장 재편 '뇌관'

유·무선 통신 시장과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화는 저렴한 요금 강점에다 다른 서비스와 묶일 경우 가공할 폭발력을 발휘하게 된다.

통신업체들뿐만 아니라 망을 가지고 있는 케이블방송사(SO) 등도 자체적으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내놓거나 통신업체와 제휴 등을 통해 이 상품을 갖추려고 하기 때문에 인터넷 전화는 통신 및 방송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는 핵심 연결고리가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업체들과 상품의 이합집산 및 결합이 일어나면 KT도 결국 인터넷 전화 시장에 무게 중심을 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요금 인하와 업계 주도권 다툼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통신사 결합상품으로 돌파구

KT, SK텔레콤은 인터넷 전화 서비스의 요금공세에 맞춰 다음달부터 결합상품을 본격 출시한다.

KT는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를 중심으로 KTF의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쇼', KT의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보험 등을 묶어 최고 10% 이상 할인하는 결합상품 3종을 선보인다. '메가패스+쇼'결합상품은 메가패스 5∼15%, 쇼 기본료 10%를 각각 할인하며 '메가패스+와이브로'는 메가패스 5∼15%, 와이브로는 10∼20% 할인혜택을 준다. '메가패스+보험'은 메가패스가 10% 저렴하고 보험은 무료 가입 혜택이 있다. 메가패스만 놓고 보면 결합상품 할인율 최고 15%에 3년 약정 할인율 15%를 합쳐 30%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KT는 향후 메가TV를 포함한 3가지 결합상품인 TPS와 4가지 결합상품인 QPS 등을 단계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SK그룹도 SK텔링크가 최근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과 손잡고 인터넷 전화와 디지털방송,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TPS)를 내놓았다. 특색은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를 묶는 결합 상품에 요금제를 연동해 할인폭을 확대했다.

결합상품 구성은 '초고속 3∼10% 할인+투게더 요금제 기본료 정액 3000원 할인(투게더 회원 간 50% 할인)'을 골격으로 회선별 요금 누적액에 따라 5∼20% 추가 할인 혜택도 준다.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전화, 하나TV 서비스 등을 하나로 묶어 단독상품 대비 최대 20% 할인된 요금으로 서비스하는'하나세트'를 출시했다. '초고속인터넷+전화+하나TV'의 TPS, '초고속인터넷+전화''초고속인터넷+하나TV'의 DPS 등 3가지 상품이다. TPS는 개별 서비스 이용 때보다 20% 할인, DPS는 개별 서비스보다 각각 10% 할인된 요금으로 제공된다. 시내·시외·국제전화 통화료에 대해서도 20% 또는 10% 할인된 요금으로 서비스한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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