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1조5천억 포스코 후판공장 놓쳤다

포스코 조선장기호황 대비 공장 증설 전남광양 후보지로

포스코가 조선산업 장기호황에 따른 수요증대를 노려 연산 200만 t 규모의 후판(厚板)공장을 전남 광양제철소에 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항 시민들은 "1조 5천억 원짜리 투자사업을 놓치게 됐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포스코 소식통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에 있는 3개의 후판공장 외에 1개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하고 포항과 광양을 후보지로 놓고 타당성 검토를 벌인 끝에 최근 광양을 후보지로 결정하고 7월 이사회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한다는 것.

신설 후판공장은 1조 4천억∼1조 6천억 원 정도를 투자해 부지 10만 평, 생산라인 길이 1.6㎞의 초대형으로 짓는다.

포스코가 대단위 투자가 수반되는 후판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조선 경기 정점이 다가온다는 일부 예상과 달리 국내 조선업체들이 향후 10년은 끄떡없을 정도의 물량을 확보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기 좋을 때 많이 생산·판매하자는 결론을 내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공장이 광양으로 입지를 정하게 된 데는 포항에는 필요한 부지가 없어 바다를 매립해야 할 형편이지만 광양은 공장 부지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당장 공장을 착공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현대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해양조선 등 주요 후판 수요가인 조선업체들이 남해안에 밀집해 있고 광양항과 신항(부산) 등 대규모 물류항과도 광양제철소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대우해양조선 인수를 추진하는 것과 광양 후판공장 신설이 맞물려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경제인들은 "조선산업 활황에 따른 수요증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는데도 부지조성 및 제공방안 등 행정이 정보를 갖고 성의를 다해 추진할 수 있었던 부분을 간과하는 바람에 큰 사업을 놓쳤다."고 포항시를 성토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배를 만드는 조선용과 교량, 산업기계, 보일러 압력용기 재료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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