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이 다른 극과 극 자동차 시장

있는 사람이 새차 구입…없는 사람은 줄이는 판

▲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수입차와 경차 판매는 늘고
▲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수입차와 경차 판매는 늘고 '중간급'인 국산 대형차와 소형차 판매는 줄어드는 등 자동차 시장의 소비 패턴이 '두 얼굴'을 보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어느 해보다 고유가 시대를 겪고 있는 지금, 자동차 시장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또렷해지고 있다. 고가의 수입차 판매는 가파르게 늘고 있고 소비자들의 알뜰 심리가 작용, 경차 판매도 많이 늘었다. 반면 국산 대형차와 소형차 판매는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경유값이 계속 오르면서 대안으로 경유차보다 LPG 차량이 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올해 1~5월까지 대구 지역의 자동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 뚜렷

대구 지역 자동차업체의 차량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수입차와 경차는 '쌩쌩'했고 국산 대형차와 소형차는 '허우적'거렸다. 이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여유있는 고객이 국산 대형차보다는 수입차 쪽으로 방향을 튼 반면 휘발유값 상승에 고민하던 서민들은 경차를 선호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대구 지역의 수입차 등록대수는 3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4대에 비해 약 18%p 증가했다. 수입차 판매 못지 않게 재미를 본 것은 경차.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경차가 '매력덩어리'로 점차 인식되기 때문이다. 경차의 대표격인 '마티즈'는 올 1~5월까지 944대가 신규 등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720대에 비해 31%p가량 증가했다.

반면 국산대형차와 소형차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대형차의 경우, 올해 1~5월까지 2천367대가 신규 등록돼 지난해 2천506대에 비해 6%p가량 감소했다. 소형차도 지난해 1천135대가 신규 등록됐으나 올해는 1039대로 9%p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지만영 렉서스 대구전시장 영업부장은 "최근 차량 소비의 주 고객층은 좀 넉넉한 사람"이라며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고유가 때문에 기존 차량을 계속 타거나 아예 경차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어 1천500㏄ 전후의 차량 판매량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결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LPG차가 뜬다?

직장인 김정석(42·대구시 북구 구암동) 씨는 1개월 전에 LPG 차량인 '뉴 카렌스'로 애마를 바꿨다. 김씨는 "1천500㏄ 아반테를 타는데 칠곡에서 직장이 있는 경산까지 출퇴근을 하니까 한 달에 35만 원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도저히 기름값 부담이 심해 승용차를 교환한 것.

김 씨는 경유차량도 염두에 뒀지만 최근 경유값도 휘발유값 못지않게 오른데다 대부분 차체가 무거워 결국 유류비가 휘발유 차량과 비슷해진다는 주위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음달부터 세금이 추가로 붙어 경유값이 더욱 오르고 내년부터는 정부에서 경유차량인 SUV 차량에 대해 휘발유 차량과 같은 비율의 자동차세를 물릴 예정이어서 경유 차량의 대안으로 LPG 차량에 운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일반인이 탈 수 있는 LPG 차량인 '카렌스'의 경우 대구 지역에 1~5월까지 492대가 신규로 등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83대)에 비해 2배 가까이 신규 등록대수가 는 것이다.

한국LP가스공업협회 관계자는 "아직 LPG 차량이 한정되어 있어 속단하기 이르지만 앞으로 각 자동차업체에서 싼타페나 카니발, 레조 등 새로운 LPG 차량을 내놓으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LPG 경차 도입이 본격화되면 이런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의 계속되는 독주

대구 지역은 전통적으로 현대차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업계에선 지역의 보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 1~5월 등록된 2만 1천37대 중 현대차는 1만 1천174대로 53.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2.8%에 비해 0.3%p 높은 것. 기아차 점유율은 18.7%에서 17.6%로 르노 삼성 점유율은 13.4%에서 13.3%로 각각 줄었다. 대우와 쌍용차를 합한 점유율은 지난해 14.8%에서 15.4%로 늘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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