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버둥쳐도 잘 안 되는 일이 있는 반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술술 풀리는 일도 있다. 대구에서도 불과 하루 사이 두 가지 사안의 명운이 그렇게 엇갈리는 듯하다. 그 전날 실패로 결말 난 자기부상열차 시범 노선 유치가 앞의 경우였고, 어제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 온 외곽(4차)순환로 북부(안심∼지천 24km) 구간 국비 건설은 후자의 경우이다.
사실 대구 외곽순환로의 획기적 연장 건설은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누구 하나 성취를 장담하지 못하던 사업이었다. 시청엔 엄청난 건설비 부담 능력이 없었고 민간자본 또한 참여를 꺼렸으며, 당국은 그 외의 다른 건설 방안은 아예 없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가을 기대치 않았던 곳에서 길은 열렸다. "고속국도 통과 대도시권에는 외곽순환 국도를 만들어 혼잡을 줄이도록 돼 있는데 왜 대구만 빠졌느냐"는 도로공사 국감장 문제 제기가 기폭제였다. 그 일이 있은 후 불과 몇 달 만에 건설 타당성까지 인정받아 구체적 건설 계획 확정만 남겨두게 됐다니 참으로 환영해 마지않을 일이다. 1조 원 가까운 건설비 부담을 면제받고도 큰 숙원을 하나 풀 수 있게 됐으니 더 기쁜 일이 없기도 한 터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을 듣고도 아직껏 마음이 충분히 놓이지 않으니 이건 또 무슨 일일까. 지나친 노파심 탓만은 아니리라 믿는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하다더라"는 소식이 들리던 자기부상열차 유치 실패의 경험, 대구시청은 온갖 노력을 다했다는데도 평가위원회는 추진의지조차 의심해 최하점을 매겼다는 그 이상한 일의 재발을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이다. 시청은 이번에야말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다잡아 같은 과오가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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