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이란 사기가 정기(正氣)의 흐름을 막고 있는 것이고, 허증이란 정기가 정상 이하로 부족하게 흐르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실증에서는 사기(邪氣)를 풀어 밖으로 빼내거나 풀어헤쳐 정기가 제대로 흐르게 되고, 허증에서는 정기의 흐름을 보태주어 제대로 흐르도록 해주면 된다.
따라서 병 치료는 엄격하게 말하면 의사가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몸이 스스로 회복할수 있도록 조건과 분위기만 만들어주는 것이고, 몸 스스로가 바로 병을 극복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쓰는 치료법은 여덟가지가 있으나 결국 두가지 즉, 정기를 보충할 것이냐, 사기를 공격할 것이냐로 요약된다. 현재 몸의 상태가 사기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사기에 대항할 만한 힘이 어느 정도 있을 때(실증) 몸은 사기를 같이 공격해 줄 것을 원할 것이다. 반대로 사기의 공격을 오랫동안 받아 정기가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면(허증) 그때는 사기를 공격하는 것보다 정기를 보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기를 보해야 하는 허증과 사해야 하는 실증을 명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허증과 실증은 모두 정기와 사기가 공존하면서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허증은 정기가 완전히 사기에 밀려서 꼼짝 못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정기를 도와주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때 사기를 공격하는 방법을 쓴다면 그나마 약한 정기까지 손상되게 되므로 이런 방법은 쓸수가 없다. 그런데 실증은 정기가 대항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므로 이때는 사기를 공격해도 정기가 별다른 손상을 받지 않게 되지만 이때 만약 정기를 돕는 치료를 하게 되면 오히려 사기가 강해져 병세가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보약이란 정기를 보하는 약이다. 사기를 공격해야 할 실증일 때 보약을 먹으면 별로 좋을 것이 없다.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보(補)와 사(瀉)를 동시에 하는 방법이 쓰이기도 하는데 실증과 허증이 어중간할 때는 두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기도한다.
이 정 호(테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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