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숙(45)씨는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살다가 2005년 가을 두 아이와 함께 싱가포르로 떠났다. 조기유학을 시킨 것이다. 큰아이 안후정(16세)은 공립중학교인 Ping Yi Secondary School 2학년, 작은아이 안석현(12세)은 공립초등학교인 Tanjong Katong Primary School 4학년에 재학중이다.
신문숙씨가 자녀들을 싱가포르에서 공부시키기로 결심한 이유는 많다. 엄정한 법질서로 안전한 치안, 깨끗한 환경, 세계에서 미국 아이비리그를 가장 많이 입학시키는 나라, 인구 400만의 작은 나라 대학이지만 세계대학평가에서 10위권에 있는 싱가포르 국립대, 초등학교부터 공용어인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를 동시에 교육시키는 교육시스템 등이다. 필자는 현지에서 학부모 정보교환을 위한 싱가에듀닷컴(www.singaedu.com)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일정정도의 학업능력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국적을 불문하고 동등하게 공립학교의 입학기회를 준다. 싱가포르의 공립학교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학비도 장점이 있지만 학생들의 실력도 사립학교나 국제학교보다 앞선다.
싱가포르 공립학교의 학기는 2학기 4기간(Term)제를 시행하며 학년시작은 1월초이다. 그러나 빈자리가 있을 경우 개별 학교에서 실시하는 입학시험을 통해 연중 수시로 입학할 수 있다. 입학시험은 영어 수학이 필수이며, 과학을 치는 학교도 있다.
이곳의 학력수준이 높기도 하지만 영어실력부족으로 유학생들은 1,2학년을 낮추어 입학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기본학제는 6-4-2-4제로 편성이 되어 있으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치러지는 시험의 성적에 따라 진학 및 취업 등 진로가 결정된다.
◇ 수업 80%는 영어.수학.과학.중국어
이곳의 공립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교육까지 마칠 경우 미국의 동부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에 쉽게 입학할 수 있다. 미국대학 입학시험인 SAT의 경우 주 시험과목이 영어와 수학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영어와 수학에 강한 싱가포르 공립학교 학생들에게는 유리한 편이다. 이는 학교의 교과목은 대부분 주요과목(영어, 수학, 과학, 중국어)이 전체교육시간의 80%비중을 차지하는 점에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교육은 예'체능을 포함한 전과목에서 만능 탤런트가 되어야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싱가포르에도 사립학교과 국제학교가 있다. 하지만 비싼 교육비를 들여서 공부를 한다 해도 공립학교 교육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는 공립학교가 최고로 꼽힌다. 실제 싱가포르 공립 고등학교 졸업생들 중 세계랭킹 10위권에 있는 싱가포르 국립대(NUS)로 진학하는 학생을 제외하고 연간 400명 이상이 미국 동부명문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아이비리그 진학률이라고 한다.
◇ 공교육으로 충분 사교육 거의 없어
학교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방과 후 대부분의 공립학교는 반 별로 부족한 과목들을 보충 수업해 주는 방과 후 보충수업 (거의 무상교육임) 이 많다. 우리나라의 방과 후 특별교육프로그램과는 많이 다르다.
싱가포르 방과후 교육은 일괄적으로 학년과 반별로 모든 학급 학생들이 똑 같이 보충수업을 받기 때문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 우리 같은 외국인의 경우 이런 보충수업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우리 아이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현재 중국어 수업을 받고 있지만, 외국인이다 보니 현지인들 보다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차이가 많은 아이들과 모여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선생님들도 어느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서 수업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반이 다르게 편성된다. 문제수준도 다르고 보충수업 과목도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선행수업이 된 아이나 그렇지 않은 아이가 같은 교실에서 같은 수업을 받기 때문에 일부 학생은 지루해하고, 일부 학생은 못 따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사교육이 더 필요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볼 때 싱가포르의 공립학교에서의 보충수업이야 말로 최상의 서비스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싱가포르 현지 아이들은 대부분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 물론 개인의 능력과 특성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받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단지 부족한 부분만을 보충해 주는 것이지, 우리나라처럼 사교육이 공교육을 앞서가는 현실은 아니다.
◇ 아시아 국가이며 서구적 분위기
싱가포르는 영어와 중국어를 같이 사용하는 국가이다. 또한 아시아 민족이면서도 가장 서구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며 다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종차별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우리 작은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32개국의 다민족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 수업을 하면서도 특별한 문화적 이질감 같은 것은 없다. 각기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지만 '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실감난다. 아이들 또한 매우 순수하고 외국인에 대한 편견도 없이 매우 친절하게 대해준다. 학교주변에는 학원, 오락실, 문구점 같은 시설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런 시설들은 대형쇼핑센터에만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방과후에 다른 곳에 눈을 돌릴만한 곳이 전혀 없다.
적성과 취미에 맞는 전문직을 원할 경우 또한 거기에 맞는 학업을 준비해서 자신에게 맞는 학과목을 선택해 공부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가 인문계, 실업계, 공업계열이 있듯이 이 나라의 경우 중3(9학년)이 되면 본인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학과목을 선택해서 수강을 받을 수 있다.
그리하여 자신이 원하는 진학 레벨시험을 거쳐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간다. 이 나라의 상과나 공과계열은 매우 세분화 되어있고 전문적인 교육체계가 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2년제 대학과 같은 수준이다. 취업률 또한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90%이상) 보다 전문적인 학업을 원할 경우 외국대학으로의 진학 또한 손쉽다.
◇ 아타까운 마음
아무런 자원도 없는 작은 섬나라가 무엇으로 이렇게 부자의 나라가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관광과 교육산업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 나라는 교육산업을 최고로 꼽고 있으며 교육산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좋은 교육제도와 교육환경으로 최근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국가는 교육산업으로 많은 돈을 벌고 유학생들은 이 나라 국부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한국의 교육제도도 빨리 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문제점은 생각지 않고 유학 가는 사람을 마치 외화나 낭비하는 사람쯤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한국으로 유학을 많이 오게 환경을 조성하여 외화를 벌어들이면 좋겠다.
두서 없이 싱가포르 생활과 교육에 대해 늘어놓았다. 싱가포르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다. 직접 경험해보니 싱가포르는 우리나라 초'중학생들이 유학하기 좋은 장소인 듯 하다. 싱가포르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필자 소개란에 홈피 주소) 우리가족이 처음 갔을 때의 겪은 시행착오를 줄여주자고 우리가족이 아는 만큼만 이야기 해드리고 싶다. 돈을 받고 상담하는 곳이 아니라 학부모들끼리 정보를 나누는 게 목적이다.
-싱가포르 Tanamerah에서 토마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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