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중국과 동남아 조기유학생은 1만351명으로 2000학년도(2천 137명)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아시아권을 택하는 이유는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보다 적은 비용으로 영어와 외국 문화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시아권은 서구에 비해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이 거의 없다는 점도 부모를 안심시킨다. 거리가 가까워 부모들이 자주 오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 중국
한국 학생이 가장 많이 찾는 아시아 국가는 중국이다. 한국과 가깝고,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비전 때문이다. 영어와 중국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좇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중국의 학제는 초등학교(소학교) 6년, 초중(중학교) 3년, 고중(고등학교) 3년, 중전(중학교 졸업후 5년제 기술고등학교+전문대학) 등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입학시기는 9월을 원칙으로 한다.
학비는 보통 사립 초'중학교의 경우 1년에 한화 약300만원. 북경 심천권 등 외국어 고등학교의 경우 한화 약715만원이다. 기숙사비를 포함한 가격을 제시하는 학교도 있고 제외한 학교도 있다.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대부분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보충수업 등 생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 부모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숙식형태는 다양하다. 기숙사의 경우 보통 2인1실 기준 한달에 한화 12만원(식비 따로), 홈스테이의 경우 한화 월 30만원(식비 포함)+후견인비(약 20만원), 부모가 동반할 경우 학교 앞 아파트 임대(보통 임대비 월 20만원∼50만원).
중국 조기유학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곳이지만 문제도 많다. 중개업체를 잘못 택해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daum '아고라'-세계엔-유학n에서 다양한 피해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유학관계자들은 현지에서 관리를 철저히 해주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학생들이 부모의 간섭 없는 해방감에 도취돼 태만해도 해당학교에서는 부모에게 연락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학생이 많은 지역일수록 외국어와 외국문화를 접할 기회는 적고, 엉뚱한 유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학교에서는 국제부와 본과(중국인 반)를 나누어 중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을 따로 수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외국어와 외국문화를 접할 기회가 현저히 떨어지는 셈이다.
유학업계에 종사자들은 "현지에서 어학공부를 원한다면 무작정 대학의 어학연수 코스에 입학할 게 아니라 적절한 홈스테이를 찾아서 공부도 하고 상가, 문화체험, 개발구 견학, 영어토론 수업 등을 할 수 있는 홈스테이식 기숙학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근래에는 조선족 가디언이나 조선족 홈스테이가 끼치는 피해도 많아, 우리말을 아는 조선족이라고 무작정 믿고 자녀를 맡기면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도움말=중-한 국제교육연수원(016-877-3214)
◇ 말레이시아
최근 말레이시아 유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인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영어와 중국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고, 일찍부터 영국과 미국식 학교 제도를 도입한 우수한 국제학교가 많다. 무슬림 국가여서 술'담배'마약에 빠질 염려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저렴한 수업료와 생활비로 미국, 영국 등과 비교할 경우 1/3에서 크게는 1/5까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말레이 공립학교는 교육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지만 부모가 취업비자나 말레이시아 세컨 홈 비자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은 입학이 어렵다. 대부분 초등 유학생들은 국제학교로 진학하며 이들은 학생비자를 손쉽게 받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미성년자가 유학할 때 부모가 동반하지 않으면 반드시 법적 보호자(가디언)을 두어야 한다. 부모 중 한 사람이 동반하는 경우 대부분 콘도미너엄 아파트를 구입해 생활하는데, 임대료는 월 40만원∼100만원선. 부모가 동반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기숙사 입실 혹은 홈스테이를 해야 한다. 기숙사 입실의 경우 1년 기준 300만원∼800만원, 홈스테이의 경우 월 80만원∼11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말레이시아 사립학교의 경우 월 평균 수업료는 한화 10만원 정도. 그러나 초등학생은 학생비자를 받을 수 없으므로 사전확인이 필요하다. 국제학교의 경우 1년 학비가 200만원에서 1천 500만원까지 다양하다. 그 외 기부금, 보증금 등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말레이시아 왕족이 세운 KTJ 국제학교(KOLEJ TUANKU JA' AFAR)는 말레이시아 상류층, 외국 주재원 자녀 등이 다닌다. 모든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영국식 학교이며 약 9만평의 캠퍼스에 대형 잔디구장, 수영장, 테니스장, 농구장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콸라룸푸 지역에 '챔파카 국제학교' '세이폴 국제학교' '콸라룸프르 국제학교', 쿠칭 지역에 '툰쿠푸트라 국제학교' '롯지 국제학교', 코타키나발루의 '키나발루 국제학교' 등이 있다. 한편 'Sri UTAMA 국제학교'는 말레이시아 내무부가 인정한 국제학교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닐 수 있다.
도움말=월드 와이드 스터디 그룹, 말레이시아 인티 칼리지 한국 사무소.
◇ 필리핀 유학
중국 못지 않게 조기 유학지로 인기를 끄는 곳이 필리핀이다. 3,4 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 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이다. 국제 학교가 아닌 사립 학교는 대부분 1년 순수학비가 150만원 안팎이다.
그러나 사립 학교는 대부분 시설이 열악하고 기숙사가 없는 곳이 많다. 필리핀 현지 교과 과정을 따르기 때문에 유학생들에게는 호감을 얻지 못하는 형편이다. 국제 학교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우수하지만 연간 1만∼1만5천 달러의 비용이 든다.
학제는 공립의 경우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4년, 대학교 4년이다. 일부 사립의 경우 초등학교 과정이 7년인 경우도 있다. 필리핀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학교 과정이 없어 21세쯤이면 대학을 졸업할 수 있다. 따라서 필리핀에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한국이나 외국학교로 진학을 희망할 경우 수학기간이 모자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학교의 경우 중'고등학교 과정이 6년으로 우리나라와 같다. 초'중'고등학교의 입학시험은 영어와 수학, IQ 테스트 등을 치른다. 면접에서는 영어회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학 비용은 지역이나 교육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월 100∼150만원 내외로 보면 된다. 이 비용에는 기본 숙식비, 가디언비, 튜터비, 용돈, 비자연장비, 간단한 여행경비 등이 포함된다. 하숙집에서 가디언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 학비, 정식 학생비자가 아닌 SSP 발급비, ECC 발급비 (6개월 이상 장기 체류의 경우 필요), 의료비, 예체능 교육비 등은 제외된 비용이다. 정식 비자를 가진 부모가 동반하지 않고 필리핀 정규학교에 입학을 원할 경우 반드시 현지 법적 보호자인 가디언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유학생들은 주로 International School Manila(ISM) 및 브렌트 국제학교, 브리티쉬 국제학교 등에 취학하고 있다. 학비는 연간 1800만원∼2500만원까지이며 100% 영어수업이다. 나중에 영국이나 미국유학을 생각한다면 국제학교 입학이 유리하다.
일반사립을 선택할 경우 영어수업을 얼마나 진행하고 필리핀의 모국어를 얼마나 배우는지 확인해야 한다. 영어공부에 목표를 두었는데 엉뚱하게 필리핀 모국어(타갈로그어)를 많이 배우는 학교에 입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태국 유학
태국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외국의 많은 주재원이 상주하고 있어 50여 년 전부터 국제학교가 설립됐다. 현재 100여 개의 국제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국제학교 등록금은 1년에 약 900만원에서∼1천 500만원이다. 국제학교는 영국계가 가장 많고, 그 다음 미국계, 스위스, 독일, 싱가포르, 호주계 등 다양하다.
대표적 학교로 미국계인 ISB(International School Bangkok), RIS(Ruamrudee Int'l School)가 있고, 영국계인 BPS(Bangkok Patana School)는 1950년대에 설립된 명문이다. 1990년대 이후 설립된 학교로 영국 및 미국의 명문학교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한 HIS(Harrow Int'l School), BIST(Bromsgrove Int'l School Thailand), SIS(Shrewsbury Int'l School)이 있다. 이중 BIST는 Golf를 학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SIS는 디자인 및 예체능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학교다. 이외에 CIS(Concordian Int'l School)이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학교로 두 가지 언어를 완벽하게 교육하고 있었으며, 전 수상의 이름을 학교로 하는 치앙마이 소재 PTIS(Prem Tinsulanonda Int'l School)등이 대표적이다.
100% 원어민 교사로 정통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과 태국의 귀족 등 상류층 학생들과의 교류가 가능하다. 또 제 2외국어 및 태국어를 원어민으로부터 습득할 수 있다.
도움말=넷스 굿 유학
◇ 조기유학 이런점 체크하라
1. 학생은 왜 조기유학인가?
성적이 나빠서 가는 도피성인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가지기 위한 확고한 목표를 세운 유학인가? 한국에서 보다 외국에서 공부는 더 어렵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단단한 각오 없이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외국의 경우 사회적 통제가 덜하기 때문에 엇나갈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부모는 왜 조기유학인가?
단순히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생각이라면 보내지 않는 게 좋다. 그런 생각이라면 국내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훨씬 안전하게 외국어 습득이 가능하다. 혹시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를 유학보내놓고 부모의 낯을 세우고 싶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특히 부모가 동행하지 않는 유학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정서적 상처를 줄 수 있고, 자녀를 비행에 빠트릴 가능성도 높다.
△ 인생플랜을 갖고 있는가?
'세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한국의 대학을 나와서 뭣하나?' 흔히 해외유학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세계 10위 혹은 50위 권의 외국의 대학을 나와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칫하면 국내파도 해외파도 아닌, 경계인이 되기 십상이다. 중학교쯤부터 대학까지 해외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거기 현지인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 특정 국가 선호 이유는?
선진국이니까 배울게 많을 것이다? 비용이 저렴하고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서? 양쪽 다 정답이 되기 어렵다. 유학을 가고 싶다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공부를 먼저 찾아내야 한다. 자신이 유학하고자 하는 나라를 진정 사랑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해내기는 어렵다.
△ 충분한 정보 및 의견교환
유학을 결정하기 전에 부모와 자녀가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먼저 유학간 친구, 동료, 선배, 선생님, 유학경험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물어 보아야 한다. 유학 관련 업체의 경우도 여러 업체를 비교하고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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