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여권 통합 '여전히 난기류'

후보중심론 vs 세력중심론

후보중심 통합론의 열린우리당·탈당파와 세력중심 통합론의 중도통합민주당으로 양분되고 있는 범여권에 대해 대선 이전 대통합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양대 세력 간의 후보단일화로 나갈 것인지, 친노(親盧) 세력의 향배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이 주목된다.

후보중심으로 범여권의 대통합을 지향하는 열린우리당·탈당파의 경우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가세함에 따라 탄력을 받고 있다. 대선 불출마 및 탈당을 선언했던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선주자 연석회의 제안에 반노(反盧) 성향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 및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친노쪽의 이해찬 전 총리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 이들은 각종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주자들 중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열린우리당·탈당파로서는 대통합을 역설해 왔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셈.

전·현직 대통령의 지원까지 전제할 경우, 통합민주당을 압박함으로써 대통합을 이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합민주당에서 일부 원외위원장 등이 당 지도부에 반발, 대통합 쪽으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공을 들여왔던 손 전 지사의 대통합 선회로 유력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은 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강점을 가져 열린우리당 및 탈당파 측에 밀린다고 속단하기도 이르다. 열린우리당 및 탈당파들을 대상으로 세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대상 의원들이 20여 명에 이른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 전 의장과 이 전 총리 등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까지 갖고 있다.

게다가 탈당파 내부적으로도 일부 친노 인사들에 대한 배제론이 있고, 친노 측에서도 열린우리당 사수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대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대통합 쪽도 탈당파 측과 친노 세력을 축으로 한 열린우리당 사수파로 갈라설 수 있다.

때문에 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 탈당파, 친노 열린우리당 사수파 등 3개 정파가 제각각 후보를 선출한 후 대선 막판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3개 세력 간의 갈등이 첨예해질 경우 후보단일화에 실패, 범여권에서 1997년 대선 때처럼 복수의 후보가 출마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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