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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폐막] (상)'대구는 뮤지컬 도시' 국내외 천명

▲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품격을 높인 명작 뮤지컬
▲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품격을 높인 명작 뮤지컬 '캣츠'의 공연 장면.

지난 5월 20일 개막돼 40여 일 동안 뮤지컬 열기로 달구벌을 달군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아시아의 브로드웨이 건설 의지를 대외에 알리며 뮤지컬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첫 행사인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이 남겨 갈 길이 멀고도 험난함을 예고했다.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남긴 과제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결산해 본다.

우선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2, 3월 프레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개최한 지 1년여 만에 공식 행사를 출범시킴으로써 뮤지컬 축제 선점 사실을 대외에 알렸다.

지방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광주비엔날레·부산국제영화제가 국제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을 대폭 이끌어낸 것도 타 시도에 앞서 효과적으로 이를 선점했기 때문. 대구시는 올해 균형발전특별회계로 지원받은 국비 4억 8천만 원을 일반회계로 전환시키는 한편 지원 금액도 증액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오준혁 대구시 문화산업정책 담당은 "일반회계로의 편입은 정부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개최 필요성을 정책적으로 인정한 것을 의미한다."며 "국고 지원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페스티벌의 방향 설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뮤지컬 생산도시 건설을 위해 창작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 또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페스티벌을 구성(창작지원작·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초청공연작)한 것도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초청 공연작 가운데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가 포함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권위와 품위를 한껏 높였다. '캣츠'의 경우 내한 첫 공연이 서울이 아닌 대구에서 이루어져 대구 뮤지컬 시장의 힘을 확인시켜 줬다.

원형극장에서 선보인 지난 2003년 내한 공연 때보다 감동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처음 공개된 '2007 캣츠'를 취재하기 위해 국내 40여 개 언론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으며 노래와 춤·연기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배우들의 뛰어난 열연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가장 큰 수확으로는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이 꼽혔다. 작품의 수준보다는 한국 뮤지컬계 동량이 될 인재 육성 차원에서 마련한 행사였지만 의외로 탄탄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는 것. 단국대 연극영화과 '틱틱붐', 대진대 연극영화학부 연기전공 '뮤지컬 결혼일기', 단국대 생활음악과 뮤지컬전공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경우 당장 서울 대학로 무대에 올려도 될 만큼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됐다.

지역 대학 작품으로는 계명대 연극예술과 '지킬 앤 하이드', 대구예술대 실용음악과 '유아 마이 션샤인'이 주목받았다. '유아 마이 션샤인'에서 기획·제작·음악감독 등 1인 다역을 소화해 낸 이응규를 비롯해 '지하철 1호선' '틱틱붐'에 출연한 일부 배우들은 뛰어난 재능을 과시, 공연 기획자들로부터 일찌감치 눈도장을 받았다.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은 관객 동원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보이며 뮤지컬 저변 확대에 큰 몫을 담당했다. 만원을 이룬 지역대학 작품을 비롯해 거의 모든 작품이 80% 이상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보였다. 주머니 사정으로 평소 뮤지컬을 즐겨 볼 수 없었던 주부·학생들이 무료 공연의 이점을 활용, 공연장을 많이 찾았다. 이필동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당초 관객동원에 가장 큰 걱정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성황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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