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서삼천' 시골학교의 교육혁신

전교생 46명 상주 외남초교

▲ 상주 외남초교 어린이들이 방과 후 도서관에 모여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으며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 상주 외남초교 어린이들이 방과 후 도서관에 모여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으며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상주 외남면 산골짝 아래 동네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현주(여·11·외남초교 4년)는 요즘 책읽기에 푹 빠져 있다. 학교 수업 외에는 별다른 사교육이나 놀거리가 없었는데 이젠 학교의 '독서 삼천' 운동과 한자교육으로 공부하는 재미와 함께 외로움도 없어진 것. 현주는 "학교에서 책을 읽으면서 과학자가 되기도 하고 공주가 되기도 해 자신감이 생긴다."며 "책 내용을 할머니께 말해드리면 너무 좋아하신다."고 했다.

전교생이 45명에 불과한 상주 외남면 외남초교가 '지역에 오지(奧地)는 있어도 교육 활동엔 오지가 없다'라는 내용의 교육혁신 활동으로 제3회 상주교육혁신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학교는 전교생의 36%인 16명이 결손가정 아이들. 방과 후에도 학교가 나서서 교육지도를 할 필요성이 그만큼 높았다. 학생수 감소(2004년 전교생 98명→올해 45명)에 문제도 심각했다.

학교 측은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만들기 방안으로 책읽기를 선정하고 학년별, 교과별 참고도서는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244권을 새로 구입해 도서관을 꾸몄다.

이어 '독서 삼천 운동'(1년에 3천 쪽 이상 책읽기)을 펴면서 아이들이 언제라도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독서 기록지에 자신이 읽은 책과 느낀 점 등을 간단하게 적어 제출토록 하고 주인공 및 기억에 남는 장면 그리기, 독서편지 및 독서일기 쓰기, 독서신문 만들기, 독서퀴즈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책읽기에 흥미를 가지도록 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 한자교육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 2004년부터 한자교육을 실시해 그 해에 98명 전교생 모두가 한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어 2005년과 2006년에는 50여 명의 전교생이 자신의 자격증 급수를 한 단계씩 높였다.

학교 측은 몸으로 한자 만들어 보기, 한자낱말 낚시대회, 한자 명찰달기, 한자 일기쓰기, 한자 가족신문 만들기, 한자 도전골든벨 등 다양한 행사로 어려운 한자를 재미있고 쉽게 배우도록 해주었다.

외남초교는 이 같은 활동으로 지난해 경북도교육청의 최우수 교육프로그램상 및 50대 교육과정 우수상과 상주교육청의 학교평가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다시 상주교육청의 혁신경진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동식 교장은 "아이들의 독서에 교사들이 함께 하는 것이 서로 친밀감을 높이고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시골학교 아이들의 자신감을 길러주는데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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