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선 4기 출범 1년] ①경북 시·군 조직개편 바람

팔 걷어붙인 혁신 또 혁신

민선 4기가 출범 1년을 맞았다. 관가마다 조직개편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기업과 자본 유치에 안간힘을 다한 1년이었다. 새로 부임한 시장·군수들의 독특한 스타일이 지역사회에 화제가 됐고, 유급 지방의회의 허실 평가도 분분했다. 선거법 시비로 장기 행정공백이 빚어진 지역도 적지 않았다.

(1) 조직개편·혁신 바람 거셌다

조직 개편과 혁신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친 1년이었다. 민선 4기 첫해를 맞은 신임 시장·군수들은 '취임 약발'이 떨어지기 전에 공무원 조직을 혁신해보자며 팔을 걷어붙였다.

가장 역점을 둔 것이 조직개편. 시장·군수들이 자신의 선거공약을 추진할 수 있는 조직, 지역 특성에 부응하는 조직쇄신 작업에 나선 것.

상주시는 지난 3월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조직을 전면 팀제로 개편했다. '국-과-계' 조직을 '본부-팀'으로 축소하고 업무분장도 특화했다.

경산시는 올 초 경제통상본부를 신설하고 통상팀장은 대기업에 근무했던 외부인사를 채용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5천200여 명)이 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외국인 복지지원 담당을 설치한 것도 특징.

의성군은 노인여성복지과를 신설했는데 이는 국책사업인 고령친화모델지역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데 부응하고 군민의 50%를 차지하는 여성에 대한 각종 정책을 펴기 위해서다.

구미시 역시 도시디자인과 등 4개 과를 신설하고 기업사랑본부를 시장 직속으로 개편하는 등 역점사업 추진에 적합한 조직으로 바꿨다.

포항시는 오는 10일쯤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는데 역시 팀제 도입과 외부 전문가 영입이 골자다.

영양군은 일하는 조직 우대원칙을 내세워 주민생활지원부서, 사업부서, 행정지원부서 순으로 우선부서 순위를 정했다.

명패만 바꾼다고 확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무리. 혁신연수와 각종 교육 열기도 뜨거웠다.

영주시는 혁신 드라이브로 매월 1회씩 전문강사를 초청, 혁신교육을 실시하고 6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1박2일간 혁신역량 강화교육을 마련했다.

상주시는 팀별 혁신 연찬회와 가나안 농군학교 입소교육 등을 통해 공무원들의 혁신 마인드 향상에 부심하고 있다. 매월 팀별, 개인별 '혁신 마일리지'를 발표하는 것도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안간힘의 일환이다.

고령군은 조직과 전 직원을 변화시킬 다양한 혁신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려, 선발된 핵심공무원 30명이 학습동아리 모임을 결성했다. 6급 이상 공무원들은 파워스피치 역량 개발교육을 받았다.

공무원 '퇴출'이 이야기되고 실제로 어느 정도 진행된 것도 지난 1년이었다.

경산시는 5월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두 명의 팀장(5급)을 직위해제하고 6급을 팀장으로 발령내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포항시에선 연초에 5급 사무관 1명이 업무불성실 등을 이유로 보직에서 쫓겨나 6급 부서장 밑에서 일선 교통행정에 투입되는 일이 벌어졌다.

상주시에선 지난해 실·과장을 대상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6급(계장)'을 조사하고 각종 여론 등을 살펴 6급 10명을 무보직으로 발령했다.

당연히 발탁인사도 있었다.

상주시는 4명의 6급을 5급 자리인 팀장에 기용했다. 의성군은 신임 사무관을 읍·면장으로 발령내던 인사관행을 깨고 젊고 유능한 사무관을 본청 과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반발과 진통도 적지 않았다.

울릉군은 지난 3월 유사기능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했으나 군의회가 부결하는 바람에 조직개편 의지가 불발로 끝났다.

또 의성군에서는 지난해 8월 신임 군수 취임 직후 곧바로 추진된 조직개편 일부 계획이 농민단체들 반대로 중단됐다.

김천시에선 신임 시장이 조직개편에 의욕을 보였으나 1년이 지나도록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 이런 상황에서 조직개편 용역 중간보고회 때 농축산과와 농업기술센터의 통합안이 제시돼 농축산직 직원들과 농민단체가 집단 반발하는 등 조직개편 역풍 조짐마저 일었다. 상주시에서는 4곳의 출장소 폐지 방침이 논란 끝에 무산됐다.

조직개편은 그러나 아직 진행 중이다. 인사를 둘러싼 후유증도 계속되고 있다. 4기 2년의 관청 분위기가 어떨지 여전히 주목받는 이유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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