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5시쯤 경북대병원.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노정현(2) 군이 엄마의 품에 안겨 퇴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1주일 전 입원해 수술까지 마친 정현 군의 수술비, 입원비 상당 부분은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 대구지대'가 지원했다. 정현 군의 엄마 천승미(29·여·성당동) 씨는 "병원비 걱정이 많았는데 봉사대 덕분에 해결됐다."고 고마워했다.
택시기사들이 주축이 돼 심장병 어린이를 돕고 있는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 대구지대가 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 이들은 택시 안에 '껌모금통'을 설치, 승객들이 하나씩 구입하는 껌을 팔아 심장병 어린이를 돕고 있는 것. 정현 군이 23번째다.
16년째 심장병 어린이를 돕고 있는 교통봉사대는 최근 모금액이 줄자 백화점, 대형소매점 등에서도 모금활동을 펼치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또 회원들로부터 5천~1만 원씩 회비를 모으기도 한다. 불우한 이웃들 중 2명의 학생에게는 매달 5만~10만 원씩 급식비를 지원한다.
봉사대원 정영군(54) 씨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가 동참할 수 있으며 대부분 택시기사"라며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복지재단, 병원 등으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면 가정 실태를 현장조사한 뒤 수술비용이나 입원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경북대병원과는 자매결연까지 맺은 상태. 1992년 10명의 대원으로 시작한 봉사대는 한때 800여 명이 가입했지만 현재는 120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이 도운 첫 심장병 환자였던 김영미(당시 18세) 씨가 결혼한 뒤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와 보람을 느꼈다고.
정명수(51) 교통봉사대 대구지대장은 "정현이가 수술하기 전에는 입술이 새파랗게 돼 기력이 없었는데 입술이 원상태로 돌아왔다."며 "작은 실천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는 전국에 41개 지대가 있으며 1986년 한 택시기사의 자녀가 심장병을 앓자 십시일반 성금을 거둔 것이 계기가 돼 전국적인 봉사대로 탈바꿈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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