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기계·부품업체인 S&T그룹이 대구 최대 제조업체인 한국델파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주식시장에서 끊임없이 나돌면서 수천 명의 일자리와 수백 개의 협력업체를 두고 있는 한국델파이의 '향후 운명'에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델파이는 최대 주주가 미국 델파이사(社)지만 대우그룹 해체 전 대우의 계열사였기 때문에 옛 대우계열사들이 지분을 지금도 갖고 있다. 이 지분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새로운 주인'이 나올 수도 있다는 설(說)에다 경영위기에 빠진 미국 델파이사가 지분을 팔 것이란 분석이 더해지면서 '인수 소문' 번지고 있는 것.
더욱이 S&T그룹은 옛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정밀을 인수(현재 회사명 S&T대우)하면서 대우정밀이 갖고 있던 한국델파이 지분 8.94%를 획득, 이미 한국델파이 쪽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S&T그룹은 승용차 부품 중심의 S&T대우, 상용차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S&T중공업을 갖고 있는데 종합자동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까지 인수, '자동차부품 그룹'으로 올라서려는 계획인 것으로 주식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S&T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TC 관계자는 4일 "한국델파이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상황이 무르익으면 인수할 수 있다는 의향을 비쳐 한국델파이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S&T그룹은 최평규 현 회장이 창업주로, 1979년 국내외 플랜트 및 발전소에 열교환장치를 공급하는 S&TC(옛 삼영)를 모체로 출발, 지난 2003년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을 인수합병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S&T대우의 인수 절차를 끝냈다. 또 올해는 효성기계(현 S&T모터스)를 인수하는 등 'M&A의 귀재'로 꼽히고 있다.
S&T브레이크, S&T상호저축은행, S&T솔루션, 호텔설악파크 등 계열사가 모두 12개에 이르며 중국 청도, 심양, 광주 등에 차부품공장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델파이 측은 이러한 소문에 대해 "아주 황당한 낭설"이라고 했다. 기업 규모면에서 S&T그룹이 한국델파이를 인수하기엔 무리라는 것.
한국델파이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미국의 델파이사가 지분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옛 대우계열사 등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도 매물로 나오지 않아 현재 지분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전 세계 델파이 계열사 가운데 한국델파이가 가장 많은 이익을 내고 있어, 최대주주가 알짜기업의 지분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델파이는 1984년 대우그룹이 미국 GM과 50대 50으로 투자, 대구 달성공단에 터를 잡았으며 대우그룹 해체 이후 현재 지분구성은 델파이(GM에서 분사된 회사) 50%, GM대우 24.99%, 기타 옛 대우그룹 계열사 16.07%, S&T대우 8.94%이다.
한편 한국델파이는 지난해 매출 1조 1천180억 원에 당기순이익 765억여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매출이 1조 5천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지분이 분산돼있는 '알짜기업'을 인수하려고 S&T그룹 등 여러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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