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장동혁(29)을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개그코너에서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노마진'을 떠올린다.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에서 '노마진' 캐릭터를 맡았던 그는 아이디어 상품을 들고 나와 이렇게 외친다. "자~아. 저 노마진이 권해드리는 물건은요, 실용성 앞서죠. 품질까지 뛰어나면서 마진율은 뚜욱~ 떨어집니다." 그가 코너에서 소개하는 아이디어 상품들은 단순한 코미디 소재를 넘어선다. 소비자 마음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품질 좋고 실용성 있고 거기다가 가격까지 시원하게 해준다면 그 물건을 마다할 소비자들이 있을까?
약속했던 커피숍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낯 익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동료 개그맨들과 아이디어 회의가 진행 중. 선하게 생긴 미남형 장동혁. 그의 입담은 매우 논리적인데다 그간 살아온 삶의 이력탓인지 사실감을 더한다. "노마진 아이디어는 예전 세일즈맨 시절의 경험이 바탕이 됐습니다."
그의 지난 이력서에는 세일즈맨 시절에 해본 일명 '목욕탕 때밀이' 목욕청결관리사라는 이력에 밑줄이 좌악 그어져 있다. 개그맨으로서의 그의 걸쭉한 입담 실력은 가전제품 세일즈맨, 영어교재 세일즈맨, 무선검침기 설치기사까지 두루 거치면서 얻어낸 값진 인생수업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개그프로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노마진으로 가장 많이 기억되는 이유는 살아있는 경험들에서 나오는 연기가 실감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개그맨이 한 가지 캐릭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매우 위험해요. 늘 후배들하고 함께 개그소재를 찾아서 산소 같은 신선한 웃음을 드려야하는데…." 장동혁은 사람 좋기로 소문이 파다하고 개그맨으로서 단단한 내공과 뚝심까지 갖고 있다. 개그맨과 대비되는 그의 이력들은 숨길만도 한데 오히려 남들보다 더 자랑스레 이야기 한다. "군대 제대 후에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을 갖고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보고 느낀 수많은 경험들이 개그맨으로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
그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늘 최선을 다한다고 말한다. 현재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만 서너 개. 하루도 쉴 날 없이 이영자와 함께 진행하는 KBS2 라디오 '싱싱한 12시'에서도 라디오 DJ 로서 청취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라디오는 TV방송과는 다른 맛이 있어요. 소리로만 전달할 뿐인데 청취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매일 이 시간만 대면 시원한 입담에 운전도 즐겁고 마음도 유쾌해지는 것은 그가 뱉어내는 입담이 한번의 웃음을 주려고 가공된 게 아니라 그의 생생한 진실성이 가슴에 먼저 묻어나기 때문이리라. 라디오에서는 DJ로, KBS 폭소클럽 '나라걱정 위원회' 코너에서는 웃음 날리는 개그맨으로, ETN '영화속 세상'에서는 방송MC로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뭐든지 최선을 다하면서 일하는 게 즐겁잖아요. 오히려 방송을 안하면 병이 생기죠. 즐거운 마음이 되면 몸도 가벼워지잖아요." 이렇게 말하고는 안경을 한번 슬쩍 올려보이더니 크게 한번 웃는다. 그의 인생은 노마진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고마진인 셈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쇼 프로그램 MC를 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자 재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토크쇼 MC는 단순히 말을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패널들을 자연스럽게 설득하면서 프로그램 전체를 토크로만 이끌어 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전 자신 있습니다. 생활 속 아이디어들이 소재가 돼서 패널들과 재미있게 풀어가는 토크쇼, 저만큼 해낼 사람은 없다는 거~~~죠. 하하하하." 자신 있게 노마진 스타일로 한마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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