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인 가야산에서 우리는 남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도와주는 마음을 배워야 합니다."
수십 년 동안 현장 답사와 고문서 연구를 통해 가야산과 성주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는데 매진해온 제수천(72·성주군 수륜면·사진) 전 성주문화원 원장. 그는 "가야산은 삼재(三災·수재 화재 풍재)가 들지 않는 천하의 명산"이라며 "6·25 당시에도 서로 죽고 죽이는 상극의 모습이 가야산에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가야가 이웃 나라와 함께 평화스런 관계를 유지하고, 가야산 자락에 사는 사람들의 인심이 유달리 후덕한 것도 모두 땅의 덕(德)이 해동에서 제일이라는 가야산 덕분이라는 게 제 전 원장의 얘기다.
교사, 우체국 운영, 농협 근무, 새마을금고 경영 등 삶의 궤적이 다채로운 제 전 원장은 가야산과 성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모아 '성주마을지' '성주의 맥' 등 많은 책을 펴냈다. 가야산과 성주를 자신의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훤하게 알 정도다. 고희가 넘었지만 요즘도 가야산과 성주에 대한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참외 재배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영험한 산 가야산을 전국에 알리고, 사람들이 많이 찾도록 해 성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게 제 원장의 지론. "옛 사람들은 세상이 어지러울 때나 삶이 힘들 때 가야산을 찾았다."며 "요즘 사람들도 신의 축복을 받은 가야산에서 웰빙은 물론 삶의 이치를 깨닫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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