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퀸스로드' 뒤편 완충녹지지대. 서구청이 3월 말 공사를 끝낸 이곳의 소나무와 느티나무, 단풍나무, 전나무 등 수십 그루가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주민 김모(40·여) 씨는 "불과 몇 달 전에 만들어졌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나무들이 바짝 말라 죽어가고 있다."며 "여기저기에 널린 쓰레기에다가 죽은 나무들까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원이라 부르기가 민망하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나무는 잎을 손으로 문지르면 바스락거릴 정도로 말라 있었고 새로 심은 나무들에는 굵은 천이 둘러져 있었다. 김기철(34·달서구 상인동) 씨는 "새로 심은 나무들이 더운 여름철에 옷(?)까지 입고 있으니 말라죽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구청이 지난 3월 서대구공단 인근에 심은 나무들이 말라죽고 있다. 심은 지 불과 3개월 만으로 '푸른 서구 만들기' 사업에 따라 7억 3천800여만 원(국·시비 각 50%)을 들여 심은 소나무, 느티나무, 가시나무 등 29종 1만 6천284그루다.
그러나 서구청과 공사를 담당한 시행사 측은 '수목 보증기간은 2년으로 이 기간 내 고사목은 교체가 가능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무더위와 가뭄 등 이상고온이 나무의 '자연 고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공사를 담당한 (주)C&우방 토목팀 관계자는 "일부 나무가 이식과정에서 적응을 못하고 죽을 수 있다."며 "그러나 문제가 생기면 경비가 더 들기 때문에 최상급의 나무를 심고 있고, 잘못 됐을 경우 2년 내 무상 교체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구청도 일부 식재 나무에 감아놓은 '녹화마대'의 경우 심은 지 3년이 지나면 지주목과 함께 철거하는데 이는 '수피 보호 및 수분 증발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구청 도시관리과 관계자는 "녹화마대가 식목 고사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교체 대상 식목은 오는 가을(10~12월)쯤 교체 예정이며 현재 고사한 나무는 외관상 좋지 않아 시행사에 즉각 제거를 요청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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