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연중 높은 기온으로 세균과 해충들이 사철내내 득실대는 데다 웰빙 열풍까지 불면서 위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
특히 최근엔 '위생 수요'가 대형건물과 아파트에서 가정으로 확대되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정집 수요가 는다
김선화(35·여·대구 달서구 월성동) 씨는 두 달 전에 한 실내위생 전문업체에 집안 소독을 맡겼다. 주택이 낡은데다 안방에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아 벽장 등에 곰팡이가 많이 퍼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곰팡이 때문인지 아이들이 비염이나 천식에 걸려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큰아이는 아토피로 수시로 몸을 긁기 일쑤였다는 것.
김 씨는 전문업체 소독 후 기분이 훨씬 좋아졌고 큰아이도 예전만큼 몸을 긁지 않는다고 했다. 김 씨는 "비용은 36만 원 정도로 만만찮지만 건강이 우선이라 과감히 의뢰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달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새집증후군을 없애기 위해 한 차례 더 업체에 소독을 맡기기도 했다.
위생 전문업체에 전화하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 업계는 헌집증후군이나 새집증후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실내위생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장지군 '반딧불이' 북구점 대표는 "개인이 처리하기 힘든 세균이나 해충 등을 전문기계를 통해 확실하게 없애주니까 신청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아직 지역에서 보편화되었다고 볼 수 없지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
박인규 세스코 대구지사 팀장도 "과거엔 아파트를 중심으로 단체 계약이 많았지만 최근엔 개인적인 신청이 많이 들어와 매년 20~30%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수요가 늘면서 대구시 조사결과, 대구의 위생관리용역업체 수가 2005년 말 303곳이던 것이 2006년 말 316곳, 2007년 3월 말 336곳으로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만지는 것은 모두 소독해야
사람들의 위생에 대한 관심은 대형소매점도 비켜가지 않는다. 특히 수많은 고객들이 사용하는 쇼핑카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미정(35·여·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아이를 카트에 태울 때마다 찝찝하다."고 토로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만지작거리는데다 보통 주차장에 방치해 매연 걱정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소매점 관계자는 "주 2회 정도 직원들을 시켜 카트 세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세척이라 아무래도 세균을 완전히 없애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한 기업이 '은나노 고온스팀 살균세척기'라는 쇼핑카트 자동세척기를 개발했다. 올 6월 특허 등록을 한 이 제품은 현재 홈플러스 성서점이나 칠곡점에서 시범 사용 중이다. 한 번에 22대의 쇼핑카트를 전자동으로 세척할 수 있는 이 기계는 세척 후 은나노액을 자동적으로 분사해 코팅을 시킴으로써 항균 작용이 뛰어나다는 게 업체 설명.
신광호 메트로클린 대표는 "고온 세척과 은나노 코팅, 건조까지 한꺼번에 이루어져 미세 세균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업체 성장해야
계속 커져 가는 위생 산업이지만 지역 업체들에겐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막강한 마케팅력과 장비를 가진 서울 전문업체들이 지역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기 때문.
이봉석 엔가드 대구방역 부장은 "대기업의 경우, 서울 본사에서 업체와 바로 계약하는 경우가 허다해 지역 업체들이 수주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꼬집었다.
현재 대구 지역에서 아파트 시장을 제외하곤 서울 업체들이 전체 방역의 30~40% 정도를 점령하고 있다는 것. 나머지 시장을 놓고 지역 업체 간 나눠먹기가 된다고 했다.
더구나 신생 소독업체들이 2, 3년 사이 급증해 현재 대구에만 50군데 정도의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 부장은 "아파트의 경우 워낙 업체 간 과당경쟁이 치열해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며 "업체들이 기술개발에 정신을 쏟을 여유가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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