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세상] 똑똑한 휴대전화, PC를 품다

스마트폰 시대 본격 도래

▲ 애플사의 첫 휴대전화인 아이폰.
▲ 애플사의 첫 휴대전화인 아이폰.
▲ 아이폰의 미국 출시 첫날인 지난 6월 29일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 아이폰의 미국 출시 첫날인 지난 6월 29일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스마트폰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스마트폰 '울트라뮤직폰(사진 위)'과 '프라다폰'.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고 보고 즐길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다. 일찌감치 유선의 제약에서 벗어난 휴대전화도 이제 명실상부한 멀티미디어 기기로 변신하고 있다. 그 최일선에는 '스마트 폰'(Smart Phone)이 있다. 스마트폰은 휴대전화를 기반으로 해 PC의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일컫는다. 음성 통화 기능에다가 영상 통화는 물론이고 멀티미디어 녹화·재생, 일정 관리, 인터넷 접속, 오피스 작업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똑똑한 휴대전화'다.

◆아이폰의 충격적 데뷔

지난달 29일 미국에서는 미국 애플사의 첫 휴대전화 '아이폰'(iPhone)이 출시됐다. 소비자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하나의 전자제품에 이처럼 많은 관심이 쏠린 적은 없었다. 아이폰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며칠 전부터 노숙하며 줄을 잇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 언론이 쏟아낸 아이폰 관련 기사는 1만여 건이나 된다.

아이폰은 첫눈에 봐도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이다. 11.6㎜ 초슬림 디자인에 무게도 135g밖에 안된다. 보통 휴대전화와 달리 키 버튼이 전혀 없다. 320×480 해상도를 가진 8.89㎝ 와이드 화면에 터치스크린이 장착돼 있어 손가락으로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혁신적인 '멀티 터치' 기능(손가락 두 개를 동시에 눌러도 동작을 감지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아이폰은 통화 기능이 부가 기능으로 느껴질 만큼 다양한 기능들을 내장하고 있다. 4GB 또는 8GB의 내장 메모리를 갖추고 있고 200만 화소 카메라가 들어 있으며 강력한 MP3 플레이어 기능이 들어있다. 컴퓨터와 맞먹는 웹 브라우징 기능을 구현하고 구글 맵을 지원한다. PC와 애플사의 매킨토시 컴퓨터와의 연동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애플 특유의 직관적이고 미려한 인터페이스도 돋보인다. 가격은 4GB짜리 499달러, 8GB짜리 559달러다.

◆아이폰, 단점도 있다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출시 첫해에 세계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1%(약 1천200만 대)를 점유하겠다."며 아이폰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이폰은 출시 3일 만에 52만 개가 팔렸다. 그러나 아이폰 출시된 지 열흘 정도 지나면서 이 제품이 가진 단점에 대한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내장 방식인 배터리를 소비자가 직접 교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통상 300~400회 충전 후 배터리를 교환해야 하는데 이때는 애플사에 보내 유상(85.95달러)으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또한 영상통화로 대표되는 3G 기능 및 동영상 녹화 기능이 지원되지 않으며 멀티미디어 서비스 메시지(MMS)도 안 된다. 당초 "혁명적인 휴대전화"라고 아이폰을 치켜세우던 뉴욕타임스는 "아이폰이 지금까지 어느 휴대전화에도 없던 기능을 갖고 있지만 정작 어느 전화나 갖는 기본적인 기능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미국내 AT&T의 싱귤러라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단점이다. 아이폰의 아시아 판매 계획은 2008년 이후로 잡혀 있으며 그나마 GSM 방식의 이동통신 기술을 쓰는 나라에 국한된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2G 휴대전화 기준으로 GSM 방식이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한국에서 아이폰을 언제 이용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아이폰, 스마트폰 시대 앞당긴다

칭송과 비판이 엇갈리고 있지만,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대의 본격적 도래의 신호탄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세계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소니에릭슨은 아이폰에 대한 시장 반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첨단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앞다퉈 출시, 아이폰 대항마 키우기에 돌입했다. 이들 업체는 이미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시장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울트라 스마트폰'(모델명 SGH-F700)을 올 10월쯤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화상통화가 가능하고 터치스크린, 500만 화소 카메라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프라다폰'이라는 제품으로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도 올 하반기 중에 3G 스마트폰(모델명 LS-S20)을 내놓을 방침이다. 인터넷 풀 브라우징, 무선랜, FM라디오, TV기능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조성은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2008, 2009년 사이 전체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20% 이상인 2억 5천만~4억 대 규모로 급증할 것"이라며 "이번 아이폰의 등장은 스마트폰의 급속한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 키워드

3G

이동통신의 발달 과정에서 3세대라고 할 수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규격이다. 3Generation의 약자. 1984년 서비스를 시작한 아날로그 셀룰러폰은 1세대, 디지털폰(1996년 시작)은 2세대로 분류된다. 3G는 2002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다. 전송 속도가 빠르고 주파수 대역이 넓어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와이브로(WiBro)

이동하면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무선 휴대 인터넷을 말한다.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무선광대역인터넷)의 약자. 노트북컴퓨터나 PDA, 차량용 수신기에 와이브로 단말기를 설치하면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2006년 6월 상용화됐지만 이용자가 극히 적어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 알쏭달쏭 용어

휴대전화 용어 중에는 신조어가 많고 신기술을 적용한 휴대전화도 많아 소비자로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통신방식에 따른 휴대전화 기술을 정리해보자.

◆CDMA vs GSM

현재 한국에서 쓰이는 휴대전화 기술은 CDMA다. CDMA는 '코드분할 다중접속'(Code Division Multiple Acess)의 약자. 사용자가 시간과 주파수를 공유하면서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식보다 용량이 10배가 넘고 통화 품질도 우수하다. 미국의 퀄컴사가 개발한 기술인데 우리나라가 199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이 기술을 쓰고 있다. SK텔레콤은 800㎒ 주파수 대역을 쓰고 있는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1.8㎓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 KTF와 LG텔레콤 간에는 단말기 호환이 되지만, 이 두 회사와 SK텔레콤 사이에는 호환성이 없다. KTF나 LG텔레콤에서 SK텔레콤으로 옮길 때 단말기를 바꿔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유럽형 이동전화) 기술이 많이 쓰인다. 1982년 유럽전기통신주관청회의 산하 GSM이 설정한 표준 방식이다. 각 주파수 채널을 시간으로 분할하는 방식 및 비동기식 전송망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1G→2G→3G 또는 3.5G

이동통신기술에서 1G(세대)와 2G를 구분 짓는 요소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다. 지금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휴대전화 통신방식인 CDMA와 GSM은 2G 기술이다. 2G 방식은 영상 등 대용량 신호를 처리하는 데 부족함이 많다.

그래서 나온 기술이 3G다. 2G와 3G의 차이는 고용량 데이터 서비스 가능 여부다. 요즘 TV에 광고를 많이 하는 '쇼(SHOW)'가 대표적인 3G 휴대전화 서비스다.

2G에서 CDMA와 GSM이 양분됐듯이 3G에서도 기술이 갈라지고 있다.

CDMA는 3G로 넘어오면서 CDMA2000으로 진화했다. CDMA2000에는 현재 CDMA2000 1X와 CDMA2000 1X EVDO 두 기술이 있다. 둘 중 더 진화된 기술인 CDMA2000 1X EVDO는 2.45Mbps의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2001년 2월부터 SK텔레콤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LG텔레콤은 CDMA2000 EVDO의 속도를 높인 '리비전A'라는 기술방식을 채택했다. 이 기술을 기존의 3G와 구분하기 위해 3.5G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2G에서 CDMA와 쌍벽을 이룬 GSM은 3G로 넘어오면서 비동기식 WCDMA라는 기술로 발전했다. 현재 KTF가 서비스하고 있는 3G 휴대전화 서비스인 'SHOW'는 비동기식 WCDMA의 속도를 높인 HSDPA라는 기술이다.

김해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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