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0일 여의도 새 당사에서 매일신문과 가진 취임 1주년 특별 인터뷰에서 "미국이 남북전쟁 이후 강대국이 된 것 같이 한나라당도 경선 이후에 더 튼튼한 당이 될 수 있다."며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
-1주년(11일)을 맞은 소감은?
▶과거에는 당 대표가 당을 장악, 대통령 출마를 하는 등 대표 하기가 쉬웠다. 나는 대선에 나가지도 않으면서 대통령 후보 뽑기 1년 전에 심판자 역할로 뽑혔다. 현역의원들이 힘이 세질 사람에게 줄 다 섰다. 당 대표는 힘은 없고 할 일은 많았다. 가정으로 치면 어머니 역할을 해서 가풍을 만들고 식솔들이 단합하도록 만들어 동네서 손가락질 안 받게 해야 했다. 또 우리 가정(당)은 돈 많고 서민의 아픔을 모른다는 국민의 편견을 깨야 했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지난 재보선 패배 뒤 깨끗하게 관두면 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의원들이 '당신 같으면 정권 창출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나를 뽑았던 만큼 무책임하게 사퇴할 수 없었다. 당 안팎에서 나를 흔들었지만 내가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5선 의원직을 걸고 경선 룰을 만든 것이 그래서 가능했다.
-대선주자 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말릴 비책이 있는가?
▶비책은 없다. 그동안 우리당은 한 사람이 독주해 대통령에 출마했다. 이렇게 두 사람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대선에서 이길) 준비를 해왔다. 두 명이 맞붙어 있는데 당이 체계를 잡지 않으면 길거리 조폭들 싸움이 되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 12월까지는 대선주자들은 링(당) 위에 올라오지 말고 외국 가든지 대학강의를 하든지 당 밖에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 선관위와 검증위 등이 룰을 만들었다. 검증은 말기암 환자가 되기 전에 조기검진을 통해 병세를 밝히자는 차원이다. 광야에 벌거벗고 나가도 감기 들지 않는 후보를 뽑는 그런 검증을 해야 한다. 범여권이 요즘 우리 전략에 말려들고 있다. 가을에 내놓을 자료를 미리 다 내놓아 미사일 쏠 것을 소총으로 쏘고 있다. 결국 국민들은 '면역주사'를 맞는 격이고 대의원도 오는 8월 경선에서 다 따져보고 책임 있게 투표할 수 있게 됐다.
-'빅2'가 모두 대표가 남의 편이라고 불만이 많다고 들었는데.
▶고소 취하하라고 촉구한 것을 두고 이명박 후보쪽은 '특정 후보에게만 고소를 취하하라고 하고 있다.'고 불만이고, 박근혜 후보쪽은 '검찰수사를 미리 막아 이 후보편을 든다.'고 불만이다. 대표가 양쪽에서 욕을 먹는 것은 결국 어느 편도 안들어 주는 것이 되므로 잘 하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 검증위에서 할 얘기지만 청문회는 박근혜와 최태민이 무슨 관계인지 물어봐줘야 한다. 이명박 쪽도 재산, 여자 관계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낱낱이 밝혀야 한다. 문제가 제기되면 실체에 대해 진실되게 해명해야 하는데 신문 탓하고 여권 탓하며 덮어씌우기 하면 안 된다.
- 검찰수사에 대한 당 차원의 대책은 있나?
▶민주검찰이니까 일단 믿어야 한다. 하지만 검증위를 만들어 놓은 마당에 고소·고발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부부싸움을 느닷없이 옆동네 가서 하면 되겠느냐?
-빅2의 충돌로 결국 정권을 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지지층의 우려가 있다.
▶미국 남북전쟁도 내전이다. 미국이 남북전쟁 이후 더 높은 가치로 대통합했다. 우리도 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오는 8월이면 다시 손잡고 소주잔을 부딪칠 것이다. 영화도 아슬아슬할수록 끝이 좋은 법이다.
-당이 중심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며 이른바 '강한 대표론'이 부상하기도 했는데.
▶회의때 고함이나 지르고 툭하면 징계하는 게 강한 대표인가? 대선주자들이 양강으로 싸우고 있는데 심판이 너무 강해서는 진행이 안된다. 월드컵 심판을 보는 자세로 해야지 '곤조'를 부리는 자리가 돼서는 안된다. 결국 월드컵 시상식까지 잘 끝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범여권의 대통합 움직임을 어떻게 전망하나?
▶정당이라고 할 수 없는 예측 불허 집단이다. 국정파탄 세력끼리 성형수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범여권이 꿈구는 'AGAIN 2002'는 없다. 공작 정치를 해서 한나라당 인사들을 모두 교도소 보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2002년과 지금은 다르다. 2002년은 2등, 3등이 1등할 수 있는 국민적 변화 열망, 월드컵, 인터넷 확산 등 여러 사회적 요인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것들이 없다. 오죽하면 한나라당에서 안되겠다 싶어 탈당한 사람이 그쪽 가서 1등하고 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차기 정권창출을 위해 움직인다는 관측이 관측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자기시대 역할이 끝난 사람이다. 남북정상회담만해도 우리에게 유리할지 저쪽(범여권)에 유리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우리 후보와 싸울 후보를 두 사람이 정해주면 오히려 좋겠다. 새로운 세력으로 위장해 과거 정권의 원죄를 씻고 나오는 것이 우리로서는 부담스럽다.
-경선 이후 구상은?
▶내전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 당 대표 임기는 다 채워야 한다. 내년 총선의 공천문제도 현재 당헌·당규대로라면 대통령 후보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에 있다.
-대구·경북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추징금 대납 사건으로 내 지역구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지도자 간의 갈등까지 생겨 대구시민에게 거듭 사과한다. 대구·경북서는 '잃어버린 15년'을 얘기한다. 여러가지 국책 사업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고, 다른 지역은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았으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인사에 불이익을 받아 뜻도 못 펴고 한직으로 밀리는 젊은이도 많다. 이런 것이 해결되려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꼭 창출해야 한다. 많은 지지를 부탁드린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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