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리뷰)시립합창단, 특정종교 세미나 출연 논란

대구시립합창단이 특정 종교적 성향의 음악세미나에 단체로 출연하는 것과 관련, 시립합창단 본분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시립합창단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한국교회음악협회 주최로 서울 영락교회 베다니홀에서 열리는 '2007 하계대학 획기적 합창세미나'에 인천 및 안양 시립합창단과 함께 출연해 새로운 성가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주최 측은 또 각 합창단이 CD를 녹음해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는 지휘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립합창단의 경우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이어 올해 3번째로 한국교회음악협회 주최 세미나에 참석, 성가를 부르는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 "시립예술단체가 특정 종교 음악단체 행사에 매년 동원되어 들러리를 서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참여 시립합창단 지휘자들의 종교적 성향과 무관하지 않은 만큼, 다른 종교들과의 형평성 논란까지 촉발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립합창단 이병직 지휘자는 "한국교회음악협회 세미나는 전국에서 무려 1천여 명의 지휘자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라면서 "대구시립합창단을 전국에 소개하고,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참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합창 지휘자의 경우 98% 이상이 특정 종교에 치우쳐 있어 일부 오해가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명기 대구문화예술회관장도 "시민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거나, 문화예술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외부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시립예술단 운영의 기본 방향"이라면서 "예배나 법회에 시립예술단이 참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불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관련 기관에서 주최하는 문화행사라도 예술단 본연의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똑 같은 기준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립합창단이 한국교회음악협회 세미나에 참가하고 받은 출연료는 모두 시립예술단 진흥기금으로 활용된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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