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지역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고령읍내 4개 중·고교 통합 문제(본지 6월 20일자 12면 보도)가 경북도교육청의 양보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교육청은 12일 오후 고령군교육청에서 김장현 학교운영지원과장을 비롯한 도교육청 관계자와 고령지역 학교 운영위원·학부모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령읍 중·고교 운영체제 개선을 위한 2차 협의회를 갖고 학교 통합방안을 논의했다.
이자리에서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관리 효율성과 예산문제 등을 고려할 때 고령중, 고령여중, 고령실업고, 고령여고 등 4개 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지만 학부모 등의 여론을 고려해서 고령중과 여중, 고령실업고와 고령여고를 각각 하나의 학교로 통합하는 '분리 통합'도 가능하다."며 기존 방침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그러나 중학교 신축 여부가 다시 논란이 됐다.
차성희 고령여중고 운영위원장 등 학부모들은 "통합되는 중학교를 대가야고등학교 인근에 신축하기로 하고 부지를 매입한 후 문화재 발굴조사까지 마무리한 마당에 여고 자리에 중학교를 사용한다는 것은 일관성 없는 교육 행정"이라며 "당초 방침대로 통합되는 중학교는 신축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문제는 예산 확보. 중학교를 신축할 경우 155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현재 확보된 예산은 71억 원이어서 84억 원의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교육청 김장현 과장은 "교육재정이 어려워 많은 신설 학교에서 BTL(민간자본 유치)사업을 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한다면 고령군과 지역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중학교 신축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령군 강종환 총무과장은 "대가야고등학교 인근 부지에 중학교를 신축해 옮긴 후 현재 고령여고 부지를 군에서 매입하게 되면 부족한 예산은 충당될 것으로 본다."며 "일단 중·고 분리 통합 방안으로 대체적인 합의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고령여고 부지 매입건과 예산 확보방안에 대해 도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통합 문제를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김윤태 고령교육장은 "고령 교육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통합 논의를 시작해 최선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지연되다 보니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야할 학생들의 권리를 어른들이 빼앗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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