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유명 패션잡지의 편집장이며 직원들을 들들 볶는 악명높은 보스인 미란다(메릴 스트립 분)는 세계 패션계의 스케줄을 바꿀 정도의 거물이다. 괴팍한 성격, 까다로운 완벽주의자, 도도한 패셔니스트로서 패션계의 살아있는 전설답게 그녀가 입고 신고 들고 있는 것들은 죄다 세계 최고 명품들이다. 제목의 프라다를 비롯한 아르마니, 베르사체 등등.
그런데 그간 세계적인 명품 바람의 대표적 주자로 꼽혀져온 이들 브랜드들의 명성이 최근 쇠퇴해 가고 있다 한다. 지금껏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진짜 부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 반면 초고가의 手製品(수제품) 등'명품 중 명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촌에 초 고소득의 백만장자'억만장자들이 크게 늘어난데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지난해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세계의 백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6.5% 늘어나 870만 명으로 나타났다. 자가용 비행기에 이어 최근엔 수백 억 원대의 호화 잠수함이 세계적인 부자들의 마지막 소비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돈이 흘러넘치는 이런 부자들에겐 패션 분야의 소비 또한 '으악' 소리가 나올 정도다. 요즘 서구 사회에서 형성되고 있는 울트라 명품족의 소비행태는 그 한 사례다.
이를테면 요즘 미국 상류층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정장은 키톤, 윌리엄 피오라반티, 아톨리니 등 이름도 생소한 것들이다 오랜 전통, 진정한 장인들에 의한 100% 수제품, 희소성이 공통된 특징이라나. 가격이 한 벌에 450만 내지 800만 원대는 약과이고 1천만 원대에서 3천만 원까지 하는 것도 있다. 量産(양산)형이 아니라서 대개 상표가 없다. 아는 사람만 眞價(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한다.
'고급병'''일류병'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우리 사회다. 더구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 1위다. 이미 최상위 부유층을 중심으로 울트라 명품이 조용히 勢(세)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업계는 세계적으로 소문난 우리네 명품 선호도와 구매력을 볼 때 울트라 명품 시장 역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젠 명품에도 대중적 명품과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는 울트라 명품으로 兩極化(양극화)되고 있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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