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맵다는 대구 음식. '악명'이 높다. 그러나 최근 대구서 시작해 전국화된 음식이 많다. 막창도 그렇고, 납작만두에 매운 떡볶이도 그렇다. 음식은 문화를 닮고, 문화 또한 음식을 반영한다.
'대구의 맛을 알면, 대구가 보인다.'
거리문화시민연대가 대구 문화가이드북 '대구신택리지'에 딱 어울릴 '단짝' 음식가이드북 '대구식후경(大邱食後景)'을 출간했다.
1491년 서거정이 아름다운 명승지 10곳을 골라 시로 읊은 '대구 10경'을 빗댄 제목이 맛깔스럽다. 명물 음식을 먹고 주변의 경치와 경관을 음미할 수 있도록 200쪽 분량에 지도와 해설을 곁들여 제작됐다.
대구와 달성의 30여 곳의 명물 음식골목과 함께 주변 명승지, 문화재, 좋은 경관지역과 함께 대구 시민들의 입맛 분석, 근대음식, 식습관 등을 함께 실었다.
'니는 국물도 없다.'는 대구의 음식문화사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특히 대구는 국물 음식이 많다. 따로국밥과 소피국이 대표적이다.
'대구탕반'(大邱湯飯)은 전주의 비빔밥과 평양·함흥의 냉면과 함께 조선의 3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속칭 '대구탕'은 개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했으나 이후 탕에 들어가는 고기가 다양해져 소와 닭이 사용되면서 육개장이란 이름으로 발전해 서울까지 진출했다는 기록이 있다.
따로국밥과 함께 나오는 깍두기, 풋고추, 새우젓갈은 단출한 식단이다. 바쁜 장터음식과 절대 상다리가 부러지지 않게 차렸던 경북 양반집 식단의 절묘한 조화다.
대구는 전국에서 갈치와 고등어를 가장 많이 먹는 내륙도시다. 안동의 간고등어는 동해의 해물이 내륙으로 수송되면서 염장기술이 발전한 때문이다.
장마철 비오는 날이면 으레 칼국수나 잔치국수를 말았다. 2005년 통계로 보면 1인당 건면(乾麵) 판매량이 수도권의 2배에 달한다. 최근 외신에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 밀가루에 항우울성분이 있다는 것. 비가 와서 꿉꿉하고 우울한 날을 국수로 이겨낸 것은 선조의 탁월한 지혜로움이 아닐 수 없다.
거리문화시민연대는 '대구신택리지'와 '대구식후경'을 결합시켜 워킹투어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7, 8월에 다사 논메기 매운탕마을, 대명도 복개천 횟집골목, 동화사와 갓바위 시설지구, 북성로 돼지불고기와 칠성시장 야시장 등을 시범운영한다.
'대구식후경'(비매품)은 이번 주 출간되자마자 절판된 상태. 곧 2쇄에 들어갈 예정이며, 대구음식박람회 사이트(http://colorfulfood.co.kr)에서 PDF파일(읽기 전용 문서파일)로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다. 문의 053)421-7572.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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